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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엄마 Aug 30. 2024

마음이 불행할 땐 책을 읽는다.

내가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시작한 건 20대 초반이었다.

처음 대학교에 입학하고 나에게는 모든 게 낯선 것 투성이었다. 

뭔가 외로운 섬안에 혼자 뚝 떨어진 느낌이 들었고  하루하루 외로운 마음을 지니고 학교를 다녔다. 

내가 원해서 들어간 대학이지만 이 길이 나에게 맞는 걸까?

지금 나는 뭘 원하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고

제2의 사춘기를 맞이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때 우연히 학교 도서관에 들르게 되었고 눈에 들어오는 한 권을 읽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이상하게 마음이 편했다.

그 누구도 알아주지 못했던 내 마음을 알아주는 기분이 들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을 읽었던 것 같다. 

그날 이후 나는 도서관을 빼놓지 않고 다녔다.

매일 새로운 책을 보는 게 재미있었고 책을 접하면서 글도 자연스럽게 쓰게 되었다. 

딱히 정해진 글은 아니었지만 그날그날 내가 느꼈던 감정을

글로 써 내려갔다.

그 누구에게 보이는 글이 아니기에 더 편안하게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에서 문학상 공모전을 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내가 평소에 써둔 글을 공모전에 접수하게 되었고

예상치 못하게 내가 문학상을 받게 되었다. 

정말 기대를 1도 하지 않았기에 내가 상을 받는다는 게 너무나 이상했다.

내가 상을 받았다는 소식이 학과 전체에 소문이 났고 나는 그날 이후 교수님에게 주목을 받게 되었다.

소리소문 없이 조용히 학교를 다니던 내가 누군가에게 주목을 받는다는 건

참 어색한 일이었지만 기분이 썩 나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냥 내가 좋아하는 일을 했을 뿐인데 그 일이 인정을 받는다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해서도 나는 틈틈이 서점에 들러 책을 봤다.

책의 종류는 가리지 않고 봤다.

그냥 책 제목과 디자인이 마음에 들면 그 책을 들고 서점 귀퉁이에 앉아

몇 시간씩 책을 봤던 것 같다. 


힘든 날도, 지친 날도, 우울한 날도, 기쁜 날도, 심심한 날도. 나는 서점에 들러

책을 봤다. 

최대한 사람들 눈을 피하고 싶어 규모가 큰 서점에 가서 사람들이 잘 오지 않는

구석에 앉아 책을 봤다. 

나에게 그 시간은 유일한 쉼이었다. 

내가 접하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느낄 수 있고 경험할 수 있는 게 바로 책이었다.

그 책 속에는 내가 평소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글들이 가득했다. 

사람들에게는 느낄 수 없었던 위로와 공감을 나는 책에서 느꼈다.


그래서 나는 마음이 불행할 땐 책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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