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정녀 아내

by 길벗


아내는 음식을 만들 때마다

내게 간이 어떠냐, 맛이 어떠냐고 묻는다.

내 대답은 뻔하다.

"맛있어", "짜다" 아니면 "달다",

또는 "싱겁다"다.

그럼 아내는 여름이니 짜게 먹어야 한다느니,

나트륨도 어느 정도 섭취를 해야 한다느니,

이 정도는 달아야 한다느니,

싱거운 게 건강에 좋다며

내 의견을 무시하고 그대로 밀어붙인다.


그때그때 달라지는, 아내의 음식 철학.

그럴 거면 왜 맛을 물어보는 건지 모르겠다.

하긴 아내는 내게 물어만 봤지

내 입맛대로 맛을 맞추겠다고 한 건 아니다.

아내는 형식적인 검수 확인을 위한 통과의례로

내 의견을 구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것도 아니면 내 입맛을 존중해 주는 척만

하는 것일지도.


아내의 음식 맛에 대해

아내가 정해둔 정답을 찾았다.

바로~ 바로~ 바로~ 늘 "좋다"이다.

이 답이 성의가 없어 보인다면

"간도 딱 맞고 내 입에도 그만"이라고 하면 될 것을,

애초부터 답이 정해져 있는 것도 모르고

나는 수십 년간 눈치 없이 오답만 써 왔던 것이다.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는

사사건건 다를 수밖에 없다.

왜냐고 물어봐선 안 된다.

그러려니 받아들여야 한다.

우주 평화를 위해.

SE-e69c540c-415c-4027-827c-6d6a4bef598e.jpg?type=w1 고창 선운사의 꽃무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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