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음식을 만들 때마다
내게 간이 어떠냐, 맛이 어떠냐고 묻는다.
내 대답은 뻔하다.
"맛있어", "짜다" 아니면 "달다",
또는 "싱겁다"다.
그럼 아내는 여름이니 짜게 먹어야 한다느니,
나트륨도 어느 정도 섭취를 해야 한다느니,
이 정도는 달아야 한다느니,
싱거운 게 건강에 좋다며
내 의견을 무시하고 그대로 밀어붙인다.
그때그때 달라지는, 아내의 음식 철학.
그럴 거면 왜 맛을 물어보는 건지 모르겠다.
하긴 아내는 내게 물어만 봤지
내 입맛대로 맛을 맞추겠다고 한 건 아니다.
아내는 형식적인 검수 확인을 위한 통과의례로
내 의견을 구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것도 아니면 내 입맛을 존중해 주는 척만
하는 것일지도.
아내의 음식 맛에 대해
아내가 정해둔 정답을 찾았다.
바로~ 바로~ 바로~ 늘 "좋다"이다.
이 답이 성의가 없어 보인다면
"간도 딱 맞고 내 입에도 그만"이라고 하면 될 것을,
애초부터 답이 정해져 있는 것도 모르고
나는 수십 년간 눈치 없이 오답만 써 왔던 것이다.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는
사사건건 다를 수밖에 없다.
왜냐고 물어봐선 안 된다.
그러려니 받아들여야 한다.
우주 평화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