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고목에 뿌리내린 풀꽃

by 길벗


거의 매일 다니는 산책로에

새로운 볼거리가 생겼다.

소나무에 더부살이하는 풀꽃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키가 10m쯤 되는

소나무의 아래쪽 움푹 파인 부분에

새들이 둥지를 튼 양 풀꽃이 다소곳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저 풀꽃이 딱딱한 소나무에

뿌리내리기 위해

얼마나 발버둥을 쳤을까.

소나무를 간지럽히다가

콕콕 찌르기도 했을 것이다.

나이 들어 온몸이 쑤시고 결렸던 소나무는

어린 것이 긁어주고 콕콕 두드려 주니

얼마나 시원하고 기특했을까.

바람이 세찬 날에는

풀꽃이 뿌리 뽑히지 않기 위해

더 속 깊이 뿌리를 내리려고

안간힘을 썼을 것이다.

그러면 소나무는 시원하다 못해

몸을 부르르 떨기도 했고

기쁨에 겨워 윙윙 신음 소리까지

내기도 했을 터다.


소나무와 소나무의

사랑스러운 반려 풀꽃.

이 아름다운 인연이

예쁘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지속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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