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의 계절에

by 길벗


낙엽의 계절입니다.

낙엽을 밟으러 나갔습니다.

산책로 중간에

야외 테이블이 있습니다.

늘 비어 있다가

오늘은 낙엽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떨어진 이파리인데도

여전히 선연합니다.

떨어져 다시 핀 꽃입니다.


산책로는 청소하시는 분의

꼼꼼하고 부지런한 비질로 말끔한데

유독 여기만 낙엽 천지입니다.

청소하시는 분도

차마 이 예쁜 쓰레기들을

치울 수 없었나 봅니다.


테이블에 살짝 앉아 봅니다.

가까이서 보니

낙엽이 더 아름답습니다.

충분히 익어서인지

향도 좋습니다.

맛난 음식을 대하는 것처럼

사진부터 담습니다.

이 이쁜 것들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오색 이파리들을 으깨면

참기름 고순 내음이

날 것만 같습니다.

오색 이파리들을 지지고 볶으면

맛난 성찬이 차려질 것 같습니다.

보기만 해도 배부릅니다.

행복합니다.


낙엽 앞에서

한없는 고마움을 느낍니다.

이 고마움이 누구의 덕인지,

누군가가 내게 묻는다면

나는 낙엽이라고 해야 할지

청소하시는 분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고마운 낙엽의 계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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