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종 <개를 위한 해명>

by 길벗


개를 위한 해명

- 이수종


개가 숨을 몰아쉬며 산 비탈길을 오른다

품에 안기거나

유모차 타고 다녔을 텐데

씩씩거리는 게 안쓰러워

안녕 개새끼야! 손을 흔들어 줬더니

주인 여자가 휙 돌아서 째려본다

난 얼른 고개를 돌렸다

몸이 작아 새끼이고

고양이가 아니고 개여서

개새끼라고 했는데

공연히 나만 무안해졌다

이게 다 사람들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쓰는 인사를

개에게 했다는 것이다


- 요즘은 아이나 어른이나

개에 빗댄 욕을 거의 하지 않지만

예전에는 가장 흔한 욕이었다.


아동문학가 최영재 시인도 개에 빗댄 동시를 썼다.

<개 같은 인간>이다.

동시하고는 전혀 어울리지 않은 제목이지만

욕 들어먹을 만한 인간들을 떠올려 보니

속 시원해진다.

개가 대리만족까지 시켜 주니

이래서 반려동물로 사랑받는구나 싶다.


개 같은 인간

- 최영재


"어휴 개 같은 인간"

길 가던 사람의 혼잣말을 듣고

강아지가 어미에게 물었지요.


-엄마, 저 말이 칭찬인가요?

"아무렴, 개 같은 인간이라면 좋은 사람이지"


-그런데 표정이 안 좋았어요.

"표정과 말이 다르니 인간이지"


-그리고 비웃었어요.

"인간은 원래 비웃음, 쓴웃음, 헛웃음...

웃음도 복잡한 동물이야"


-말투가 어쩐지 욕 같았어요.

"개는 주인을 무조건 좋아하지

개는 남을 속일 줄 몰라

개는 괜히 남을 미워하거나

발톱만치도 속이려 들지 않아

그러니 개 같은 인간이라면

아주 괜찮은 사람 아니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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