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규리 시인의 봄 시

by 길벗


오래된 시

- 박규리


이 폭설 속에서도

남녘 어디선가

매화가 피었다 한다


다 늙은 내 젖도

슬그머니 부풀어 오른다



- 박규리


꽃도 없다

내가 지면


나도 없다

네가 지면



봄날의 반가사유

- 박규리


벚꽃 지니

복사꽃 환합니다

눈 감았다 실눈 뜨니

봄날이 다 갔습니다


- 봄을 이렇게도 노래할 수 있다니

그저 감탄만 나온다.

시를 읽다 보면 시에 담긴

함의 같은 게 없나,

곰곰 곱씹어 보는 버릇이 있는데

이렇게 간결하고 엄숙한 시 앞에서는

그 무슨 말이든 사족이 되기 십상이다.

그저 몇 번을 되뇌어봄으로써

미리 봄기운을 느껴봄이 어떨지.

SE-341acdc6-5175-49fe-9c21-05213e474f36.jpg?type=w1 청평 내수면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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