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시
- 박규리
이 폭설 속에서도
남녘 어디선가
매화가 피었다 한다
다 늙은 내 젖도
슬그머니 부풀어 오른다
봄
- 박규리
꽃도 없다
내가 지면
나도 없다
네가 지면
봄날의 반가사유
- 박규리
벚꽃 지니
복사꽃 환합니다
눈 감았다 실눈 뜨니
봄날이 다 갔습니다
- 봄을 이렇게도 노래할 수 있다니
그저 감탄만 나온다.
시를 읽다 보면 시에 담긴
함의 같은 게 없나,
곰곰 곱씹어 보는 버릇이 있는데
이렇게 간결하고 엄숙한 시 앞에서는
그 무슨 말이든 사족이 되기 십상이다.
그저 몇 번을 되뇌어봄으로써
미리 봄기운을 느껴봄이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