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보고 오래 보면 사랑스러운 건
풀꽃만이 아니다. 그림도 그렇다.
17세기 프랑스 화가 조르주 드 라 투르
(Georges de La Tour, 1593~1652)의
<목수 성 요셉>이란 작품이다.
첫눈에 들어온 그림은 솔직히 별로였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자세히, 오래 보니 소년의 양손에
가려 잘 안 보이던 촛불이 보였다.
그림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촛불이 지금은 기억도 가물가물한
옛 추억을 불러일으켰다.
전기가 들어오기 전, 그리고 정전이 될 때마다
어둠을 밝히던 그 촛불이다.
촛불 세대라면 누구나 경험했을
소년의 두 손동작에 주목하게 된다.
혹시 촛농이 흘러내릴지도 모르는 초를
한 손으로 받쳐 들고 또 한 손은 행여나
촛불이 꺼질세라 손바닥으로 바람을 막는 동시에
불빛이 퍼져나가지 않도록 했던 것.
그 순간을 되새김해 보면 기도하는 마음 그대로였다.
제목으로 볼 때 등장인물은
어린 예수와 그의 양부인 성 요셉이다.
어린 예수가 촛불을 들어
성 요셉의 일을 돕고 있는 장면이다.
빛과 어둠의 효과가 극명하다.
촛불을 들고 있는 예수의 모습이 티 없이 맑다.
촛불이 바람에 꺼질세라
한 손으로 바람을 막고 있는데 손이 환하다.
마치 빛이 투과하는 있는 듯하다.
예수의 얼굴도 환하다.
예수의 얼굴에서 빛이 나오는 듯하고
그 빛이 다시 성 요셉을 비추며
주름진 이마와 몸이 드러난다.
예수가 어둠을 밝히는 세상의 빛이라는
상징성을 묘사한 게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