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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네이션 대신 패랭이꽃

by 길벗


어버이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카네이션, 어버이날 카네이션은 미국에서 유래되었다. 1907년 안나 자비스라는 여성이 자신의 어머니가 생전에 좋아했던 카네이션을 가슴에 달고 추모식에 참석했는데, 이후 어머니를 추모하는 운동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마침내 1914년 미국 우드로 윌슨 대통령이 5월 둘째 주 일요일을 어머니의 날로 지정하면서 살아계신 어머니에게는 빨간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돌아가신 경우 흰 카네이션으로 추모하게 된 것이다. 빨간 카네이션의 꽃말은 모정, 사랑, 존경의 뜻이, 흰 카네이션은 고인을 추모한다는 의미, 노란 카네이션은 거절과 실망 등의 부정적인 의미를 지닌다. 우리나라에서는 1956년에 5월 8일을 어머니 날로 제정해 기념하기 시작했으며 1973년에 어버이 날로 명칭을 바꾸게 된다.


카네이션은 그 원조가 우리나라다. 우리의 술패랭이 꽃을 가져가 지중해의 카네이션과 교배하여 Re-make 한 것이다. 우리의 패랭이꽃을 개량해 만든 꽃이 바로 카네이션인 것. 이를 우리가 재배했다면 외국으로부터 로열티를 받아낼 수 있지만 반대로 우리가 외국 화훼업자에게 지불하고 있으니, 주객이 전도됐다.


카네이션의 뾰족뾰족한 톱니 모양의 꽃잎은 패랭이꽃을 빼닮았다. 술패랭이 꽃, 사철 패랭이꽃, 수염패랭이꽃 등 패랭이꽃은 우리나라 곳곳에 분포해 토질을 가리지 않고 자라지만 카네이션은 대개 온실에서 재배한다. 진자리 마른자리 마다않는 데다 다양하면서도 단아한 모습이 우리의 어머니를 닮았다고 하면 지나친 국수주의 티를 내는 걸까. 패랭이는 조선시대 장돌뱅이들이 머리에 썼던 패랭이와 비슷하다고 해서 얻은 이름이다.


맛집 하면 원조 맛집을 그렇게나 따지면서 왜 꽃은 원조를 따지지 않는지. 세계가 다 연결돼 있는 마당에 내것 네것이 뭐가 중요하랴마는 외국 화훼업자에게 나가는 카네이션 로열티도 아깝지만 무엇보다 패랭이꽃이 카네이션보다 더 이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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