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코코 미술. 18세기 초중반 프랑스를 중심으로 겨우 몇십 년 반짝 유행했던 미술 사조다. 초기에는 우아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등 나름의 예술적 품격을 지녔지만 갈수록 감각적인 즐거움에 탐닉하게 된다. 그림의 주문자인 귀족의 도덕적 타락, 그리고 그들과 영합한 화가들의 타락 때문이다. 로코코라는 말은 당시의 귀족사회에서 일반화되었던 장식 양식을 뜻한다. 로코코 미술은 극도로 화려하고 섬세하고 우아한 게 특징으로 대표가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1732~1806)이고 그의 대표작이 <그네>다.
<그네>는 막장 드라마 같은 스토리가 내재된 그림이다. 어느 남작이 이상야릇한 그림을 의뢰했다. 유부녀인 그의 애인이 그네를 타는 그림인데, 그 그네를 다른 사람도 아닌 성직자인 주교님이 밀게 하고 남작 자신은 애인의 치마 속을 볼 수 있도록 그네 타는 애인 앞에 누워 있도록 그려달라는 것이었다. 이 그림을 맡게 된 프라고나르는 종교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요소는 배제하고 그림을 완성한다. 즉 그네를 미는 역할은 주교 대신 여인의 남편을 그려 넣었던 것. 그네 타는 여인, 즉 남작의 애인은 신발이 날아갈 정도로 다리를 한껏 쳐든 모습이다. 대놓고 그녀의 속곳이 보일 정도로. 그 앞에는 그녀의 애인인 남작이 삐딱하게 누워 이 광경을 즐기고 있다. 신발이 날아가는 방향에 큐피드 상이 서 있다. 입에 손가락을 갖다 댄 모습이 은밀한 관계를 암시하는 '쉿'이라는 신호를 보내는 듯하다. 남편 옆에는 두 명의 아기천사 조각상이 있다. 아이들 보기에 민망한 광경이 아닐 수 없다.
美學的인 면보다 작품에 깃든 서사나 스토리를 중시하는 사람들의 선구안을 생각하면 이 그림의 가치는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섬세한 묘사와 화려한 색채 구사 능력으로 다른 어떤 화가의 작품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생동감과 화려함을 느낄 수 있으니 쾌락 추구, 퇴폐적이라는 당시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그네>는 훗날 동시대를 대표하는 그림으로 남게 된다.
로코코 미술이 퇴폐적이고 프라고나르가 저급하다고 할지라도 <까막 잡기> 등 그의 화사하고 우아한 작품들 앞에서는 왠지 희망이 샘솟고 행복감이 차오르는 듯하다. 보기 좋은 그림이 진짜 좋은 그림이라고 한다면 프라고나르는 고흐보다 앞자리를 차지할지도 모른다.
* 참고 서적 : 성수영, <명화의 발견 - 그때 그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