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yeong Sep 18. 2022

거절하지 못하면 망한다

 "NO"라고 못한 뼈저린 대가를 치르다

코로나 19가 한창이던 날

처음 코로나가 한창일 때는 가족 간에도 서로에게 소독액을 뿌려주고 오늘 직장에선 어땠는지 컨디션은 어떤지 주고받으며 코로나 감염의 근황을 살폈다. 밥상에선 되도록 말을 섞지 않았고 조금씩 떨어진 자리에서 이야기도 주고받았다. 성격이 예민한 큰 아이는 밥만 먹고 자기 방에 쏙 들어가서는 나오지 않았다. 네 식구가 각자 방에서 1년이 넘도록 외로이 지냈다. 하지만 백신 1,2,3차를 맞기까지 우리 가족은 확진자가 없었다. 사회적으로도 이제 어느 정도 격리가 완화되자 우리 가족도 일상을 회복하듯 밥상머리에서 대화도 나누고 서로에게 음식도 떠주면서 정답게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은 야식이 당긴다며 금요일 밤늦게 퇴근하면서 치킨과 음료, 과자를 왕창 사들고 귀가를 하였다. 우리 가족은 마침 출출하던 차에 잘됐구나 생각하며 야식 식탁으로 모여들었다.

하지만 나는 늦은 밤이라 다이어트도 하는 중이었고 취침 준비를 마친 터라 야식을 먹지 않겠다고 했다. 남편과 아들은 끝내 나를 설득하고 나는 결국 거절하지 못한 채, 치킨 두 조각에 과자 한 봉지와 음료수를 거뜬히 먹어치우고 곧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머리가 깨질 듯 아팠다

어찌 된 일인지 새벽에 잠에서 깨었다. 평소 더위를 많이 타는 편인데 9월 초순에 한기가 느껴지며 몸이 으스스 추웠다. 나는 대충 이불을 덮고 다시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몸은 더욱 떨리고 머리는 지진이 난 듯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체온계로 이마에 대고 측정하니 37.8도였다. 아뿔싸!!!

"코로나에 걸렸나"

나는 순간 의심을 하며 아직 잠들어 있는 남편에게로 갔다. 남편은 이미 불덩이였고 체온은 38.4도였다. 영락없는 코로나다.

"이를 어쩌나?"

우리 부부와 아이들도 같이 병원으로 가서 신속항원검사를 실시하니 부부는 확진, 아이들은 음성이 나왔다. 그래도 다행이다. 우리 부부는 이제 나란히 환자가 되어 아이들에게 음식 배달을 받으며 7일을 지냈다. 어디서 감염이 된 걸까? 의심 가는 사람은 직장에서 식당으로 가게로 다녀온 남편이다. 야식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난 아무런 조짐도 증상도 없었다. 그렇담 아이들은 왜 멀쩡하냐고? 아이들은 우리 부부와 취향이 달라서 자신들이 먹을 음식만 덜어다 먹곤 한다. 과자도 함께 나눠먹는 것이 아니라 한 봉지씩 각자 가져가서 먹는다. 우리 부부는 서로의 것을 사이좋게 나눠먹다가 비말이 섞어진 듯하다.



작가의 이전글 놀란 가슴을 다스리지 못하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