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안에 사계(여름)
다리 아래로 들어서는 순간, 한강의 밤공기가 달라졌다.
멀리서부터 들려오는 음악이 점점 커지더니, 반포대교 위에서 무지개빛 물줄기가 힘차게 뿜어져 나왔다.
물방울들이 음악 리듬에 맞춰 춤추듯 흩어지고, 그 속에 불빛이 스며들어 마치 하늘에서 쏟아지는 별빛 같았다.
나는 자전거 페달을 천천히 멈추고, 이 장면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강변에는 많은 연인들이 서로의 어깨에 기대어 물빛에 물든 얼굴을 나누었고,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분수를 보며 뛰어다닌다.
그 작은 손 끝에 닿는 물안개가 마치 여름밤의 선물인 양 반짝였다.
곳곳엔 축의 향이 번졌다.
달콤한 사탕냄새가 퍼지며 바람을 타고 흘러다닌다.
음악은 계속해서 사람들의 마음을 두드렸고, 불꽃이 하늘 위에서 피어날 때마다 모두의 시선이 한곳에 모였다.
군중속에 나홀로 서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외롭지 않았다.
사람들의 웃음소리, 감탄, 그리고 서로를 바라보는 따뜻한 눈길속에 나는 그들과 동화된다.
한여름밤 분수쇼가 끝나고 자전거 페달을 다시 밟기 전, 나는 한참 동안 그 빛과 음악, 향기를 마음에 담았다.
여름 축제의 사람들 속에서, 나는 잠시 한강의 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