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여름축제의 사람들

내안에 사계(여름)

by 염상규

다리 아래로 들어서는 순간, 한강의 밤공기가 달라졌다.
멀리서부터 들려오는 음악이 점점 커지더니, 반포대교 위에서 무지개빛 물줄기가 힘차게 뿜어져 나왔다.
물방울들이 음악 리듬에 맞춰 춤추듯 흩어지고, 그 속에 불빛이 스며들어 마치 하늘에서 쏟아지는 별빛 같았다.
나는 자전거 페달을 천천히 멈추고, 이 장면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강변에는 많은 연인들이 서로의 어깨에 기대어 물빛에 물든 얼굴을 나누었고,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분수를 보며 뛰어다닌다.
그 작은 손 끝에 닿는 물안개가 마치 여름밤의 선물인 양 반짝였다.
곳곳엔 축의 향이 번졌다.
달콤한 사탕냄새가 퍼지며 바람을 타고 흘러다닌다.
음악은 계속해서 사람들의 마음을 두드렸고, 불꽃이 하늘 위에서 피어날 때마다 모두의 시선이 한곳에 모였다.
군중속에 나홀로 서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외롭지 않았다.
사람들의 웃음소리, 감탄, 그리고 서로를 바라보는 따뜻한 눈길속에 나는 그들과 동화된다.
한여름밤 분수쇼가 끝나고 자전거 페달을 다시 밟기 전, 나는 한참 동안 그 빛과 음악, 향기를 마음에 담았다.
여름 축제의 사람들 속에서, 나는 잠시 한강의 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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