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위의 묵시록 -2-

-단편선 <Sümpfe der Verzweiflung> -6-

by 김태광수

여름이 깊어졌다. 시장의 공기가 눅눅해졌다.

채소 더미가 숨을 쉬듯 썩어가고, 과일 껍질은 터져 검은 물을 흘렸다.

사람들은 코를 막지 않았다.

악취는 이미 일상의 냄새였다.


포장마차 천막 아래, 누런 불빛이 기름막을 비추며 흔들렸다.

바닥에는 오래된 양념이 굳어 발에 달라붙었고, 나는 종이컵을 받았다.

뜨거운 떡볶이 국물 위로 김이 피어오르고, 그 속에서 무언가가 반짝였다.

젓가락으로 건져 올리자, 붉은 기름에 젖은 파리 한 마리가 떠 있었다.

날개는 절반쯤 녹아 있고, 다리는 떡 사이에 끼어 있었다.


목구멍이 울컥했다.

컵을 내던졌지만, 이미 삼켜버린 뒤였다.

끈적한 감촉이 목 안쪽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포장마차 아주머니가 휴지를 내밀며 말했다.

“괜찮아요, 다들 그래요.”

그 말이 더 역겨웠다.


국물 표면에는 기름 방울이 떠다녔다.

그것이 고춧가루인지 파리의 잔해인지, 더는 분간되지 않았다.

콧속을 찌르는 단내와 썩은 향이 얽혀 들이마시기조차 힘들었다.


그날 이후, 시장의 냄새는 한층 진해졌다.

채소 더미 사이를 바퀴벌레가 파고들었고, 생선 비늘이 마르며 금속 냄새를 흘렸다.

사람들은 눈을 돌린 채 장바구니를 채웠다.

지나치는 순간마다 누군가의 손이 썩은 껍질 위를 스쳤다.


건강원 앞에는 은빛 약탕기가 줄지어 있었고, 그 안에서는 검은 액체가 거품을 내며 끓어올랐다.

쇠맛이 도는 증기가 피어오르고, 사람들은 줄을 서서 기다렸다.

이웃이 내게 말했다.

“저 집에서 캡슐을 산 거래. 벌써 먹은 사람도 있다더라.”


그 말은 이상하게 평온했다.

시장 어귀에서는 약봉지가 은밀히 오갔고, 투명 지퍼백 속 흰 가루가 눅눅하게 엉겨 있었다.

젊은 상인이 속삭였다.

“태아에서 나온 거래요. 중국산이라 효험이 좋대요.”


말투는 가벼웠지만, 웃음은 없었다.

그들의 눈동자엔 욕망과 두려움이 같은 온도로 흔들렸다.


나는 시장을 빠져나오며 생각했다.

아마도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가 매일 죽음을 삼키며 살아간다는 걸.

죽은 것의 잔해가 다시 삶의 힘이 되어 돌아온다는 걸.

단지 그것을 인정하지 않을 뿐이다.


하수구 밑 어둠 속에서 곰팡이 포자가 기어오르고,

채소 더미 사이를 바퀴벌레가 헤집는다.

그 오물은 밭으로 스며들고, 그 밭에서 자란 것을 우리는 다시 입에 넣는다.

이 단순한 순환의 고리를 끊기엔,

이미 너무 오래, 너무 익숙하게 적응해버렸을 뿐이다.


나는 눈을 감았다.

맛있는 척, 깨끗한 척, 고결한 척하며 씹고 삼킨다.

그러나 안다.

우리가 먹는 모든 것은 한때 숨 쉬던 무언가의 시체이며,

그들이 남긴 배설의 흔적이라는 것을.


시장은 여전히 붐볐다.

냄새는 더 진해지고, 증기는 더 짙어졌다.

누군가의 웃음 속에서 썩은 살의 그림자가 어른거렸다.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여기선 누구도 굶지 않는다.

다만, 조금씩 썩어갈 뿐...


(계속...)


-오늘 12시에 공지올릴게 있습니다. 양해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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