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남동공단

by 김태광수

서러움 복받치던
저녁의 공단 지구.
공고에서나 만지작대던
망치나 십자드릴 따위.
매캐한 공해의 안갯속을 홀로 거닐 적.
금속의 핏빛 비린내에
폐가 썩어들어갈 즈음이면
난 어느 위험한 것을 떠올려본다.
손놓아 버리는 것.
기계조차. 나 자신마저.
하지만 두려움이란
이런 때에만 유용할 뿐이라.
한낯 빛바랜 굴뚝의 연기속으로
상상은 무엄히도 흩어져버릴 뿐.
희망이 저물어가는
저기 삭아 빠진 거리
수심 가득찬 채로 걸으며
결코 쥐어주고 싶지도 않을
밀린 푼돈 따위를 떠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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