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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nya J May 03. 2024

8년 전 밴쿠버는 어땠을까

캐나다인생 8년 차

2016년 5월, 캐나다 밴쿠버에 도착했다.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비가 오락가락하면서 내리던 날씨. 나는 지금도 5월이 되면 그 당시의 날씨를 레퍼런스 삼아 이맘때쯤에 비가 종종 내린다는 것을 예측하곤 한다. 공항에 도착해 미리 연락해 둔 픽업차량을 통해서 홈스테이로 향했다. 그때 픽업 기사아저씨가 한국분이셨는데 너무 친절하게 잘 도와주셔서 지금까지도 공항 갈 일이 있을 때는 종종 이용하곤 한다. 그 당시는 Uber가 없었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못할 때는 어쩔 수 없이 택시밖에 이동수단이 없었다. Uber서비스는 2020년부터 시작한 걸로 기억한다. 지금은 Uber를 사이드 허슬로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을 정도 성행하고 있다.

좀 더 과거로 가서 2009년도 정도쯤에 밴쿠버에서 대중교통 시스템을 살펴보면 그 당시에 전철을 이용할 때는 개찰구가 없었다. 말 그대로 양심에 맡긴 것이다. 티켓을 끊어서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는 반면 비양심적으로 무임승차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중간중간 불시로 티켓을 확인하는 것이 다였다. 그러고 나서 다시 캐나다에 왔을 때는 한국처럼 개찰구가 생기면서 시행운영을 하기 시작했다. 정부에서도 더 이상의 적자를 낼 수 없었는지 새롭게 방법을 모색한 것이다. 그렇다. 캐나다는 선진국이지만 참으로 느리다. 무엇이 이 나라를 선진국으로 만들었는지는 모르겠다.

무엇보다도 내가 바라보는 밴쿠버의 관점이 많이 달라졌다. 2016년 5월,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했다. 이렇게 많은 외국인들과 함께 지낸다는 사실이 마냥 즐거웠다. 영어를 배워가는 과정이 너무 신났다. 친구들과 여기저기 마음껏 놀러 다니면서 재미있게 놀던 때가 있었다. 물가걱정, 돈걱정, 아무런 걱정이 없었다. 그저 이 나라에 오랫동안 머물고만 싶었던 나름 순순했던 마음뿐이었다. 나는 그저 유학생에 불과했다. 그렇게 8년이 지나 이제는 걱정하지 않았던 것들을 걱정하게 되었다. 모든 신기했던 순간들이 이제는 당연한 것들이 되었다. 익숙해진다는 것이 언제나 좋은 것만은 아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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