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9. 4시간 추가 스케줄
Monday, November 18, 2024
전에도 말했듯이, 나의 휴무날을 일요일과 월요일이다. 원래대로라면 오늘 쉬는 날이 맞다. 그런데 아침부터 전화가 울렸다. 발신자 명이 Costco Wholesale이라고 떴다. 보통은 휴무날에는 잘 전화하지 않고 스케줄이 있는 날에 좀 더 일찍 시작할 수 있냐는 문의전화가 오지만, 이렇게 쉬는 날 전화가 왔다는 것은 와야 할 사람이 안 왔기 때문에 백퍼세트 커버해 달라는 전화이다. 일부러 전화를 받지 않았다. 대신, 보이스메일을 확인하기로 했다. 역시나. 오프닝을 해야 하는 직원이 나오지 않아서 올 수 있냐고 부탁하는 전화였다. 망설여졌다. 이미 시간은 8시 30분을 넘겼고, 늦어도 9시까지는 가야 오픈시간을 맞출 수 있는데 시간이 너무 쪽박 했다. 적어도 나에게는 2시간 정도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뭐 하는데 2시간씩이나 필요하냐고 물으신다면, 여자에게는 메이크업해야 하는 시간이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 물론 그 외에도 많다. 따뜻한 레몬티 마실 시간, 최소 10분 묵상시간, 아침쾌변을 위한 시간 등등 2시간 안에 하기도 사실 벅차다. 적어도 30분 전도 여유시간을 남겨 놓고 준비시간을 마치기 때문에 그런 나에게 15분 만에 준비하고 나가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런 나를 이해 못 하는 한 사람, 내 남편이다. 그에게 15분은 언제나 충분한 시간이다. 신기할만치..
그런 그에게 나의 준비시간은 터무니없이 긴 시간이다. 그런 남편이 옆에서 한마디 거들었다.
"어차피 오늘 할 것 없음, 4시간 정도 일하고 와도 괜찮을 듯한데?"
그래, 4시간 정도 일하고 오는 것도 나쁘지 않지. 어차피 이틀을 쉬었기 때문에 아쉽지 않을 결정이었다.
그럼 나도 15분 만에 준비해 볼까?
아침밥포기, 레몬티 포기, 묵상포기, 메이크업 포기, 아침쾌변 포기.
정규적으로 해오던 것을 포기하니 정말 15분 만에 준비가 끝났다. 미리 회사에 전화해서 9시 30분 정도에 도착할 거라고 말했기 때문에 충분히 도착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세상에, 이게 가능하구나... 근데 그렇다고 이런 식으로 출근준비를 하고 싶지는 않다. 헐레벌떡 준비하고 나가고 싶지는 않다. 나름 준비된 마음으로 일을 하고 싶기 때문에 정신없이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고 싶지는 않기에 정말 늦잠을 자지 않는 이상은 15분 준비시간은 여기까지만.
원래대로라면 이번주에 38시간을 일하는 것인데 오늘 일한 덕분에 42시간을 일하게 되었고 그 말 즉슨 2시간 오버타임이 된 거다. 지갑이 두터워지는 소리가 들리는구먼. 근데 내일은 8시까지 출근해야 하는데 고민되네..
일찍 일어나? 말어? 그냥 원래 하던 대로 하렵니다. 5시 기상 확정.
오늘의 픽:
쉬면 뭐하나, 돈이나 벌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