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0. 전자레인지는 무서워
Tuesday, November 19, 2024
이번이 두 번째다. 전자레인지로 데우다가 음식이 타버린 경우가. 타는 건 둘째치고 탄 연기와 냄새가 더 문제다. 첫 번째 경우는 데우는 시간을 잘못 봐서 너무 오래 동안 데우는 바람에 탄 연기가 부엌에 가득 차버릴 정도 태운적이 있다. 그것도 새벽에. 하마터면 화재알람이 울릴뻔한 아주 아찔한 사건이었다. 정말 그때 연기를 최대한 빨리 빼야 했기에 집안에 있는 환풍기며, 창문이며, 선풍기까지 돌리면서 연기를 빼는데 아주 진땀을 흘린 기억이 난다. 며칠 동안 전자레인지에서 탄 냄새가 나서 그 냄새를 없애느라 엄청 고생했었다.
그 이후로 나름 조리시간을 꼭 확인하고 전자레인지를
돌린다. 오늘도 마찬가지로 조리시간을 확인하고 돌렸는데 웬걸, 옆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전자레인지에서 연기가 새어 나오는 것이 아닌가. 작동을 멈추고 문을 열었을 때 이미 연기가 가득 차있었다. 순식간에 부엌이 또다시 연기로 차기 시작했다. 재빨리 환풍기를 돌리고 선풍기를 꺼내서 연기가 퍼져나가지 못하게 막았다. 물론 막는다고 그게 막아지겠는가. 거의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격으로다가 선풍기를 돌려댔다. 집안에 있는 모든 창문을 열었다. 이미 탄 냄새가 퍼진 뒤였다. 하필 날씨까지 추운데 창문에다 선풍기까지 돌려대니 얼어 죽을 것만 같았다. 그래도 어찌하겠는가. 일단 냄새부터 빼는 게 먼저니 이 한 몸 희생해서라도 할 수 있는 건 해봐야 하지 않겠는가. 오늘밤에 태풍이 온다는데… 그전에 창문을 닫아야 하는데…
나름 냄새를 뺏다고 했지만 아직도 탄 냄새가 스멀스멀 어디선가 난다. 우리 집은 카펫이 전체적으로 깔려있는 구조라 아마 냄새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그냥 저녁밥만 먹고 끝냈어야 했다. 그놈의 디저트가 뭐라고. 샤워를 했음에도 아직까지도 내 몸에서 탄 냄새가 나는 것 같아 너무 찝찝하다. 아직 남편 퇴근 전인데 제발 눈치를 못 채었으면 좋겠다.
오늘의 픽:
에어프라이를 하나 장만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