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32. 좁쌀여드름의 진화
Wednesday, December 11, 2024
도저히 이 전쟁에서는 이길 수 없는 걸까? 좁쌀여드름이 사라지다가도 나오고 나오다가도 없어지고. 나보고 어쩌라는 거야? 어제 결국 참다못해 여드름 압출 툴을 이용해서 이마 전체를 한번 쓱 긁어버렸다. 그렇다. 하지 말았어야 했다. 물론 피지들이 나오는 쾌감을 즐기기는 했지만 이마 전체가 붉어지기 시작했다. 예상했던 결과지만 막상 이렇게 되고 나니 후회가 몰려오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보내준 여드름약도 소용이 없다. 다시 여드름치료제의 최고봉인 레티놀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이걸 바르면 다음날에 각질이 일어나기 때문에 주말에 보통 바르는데 어제는 바르지도 않았는데 각질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각질이 일어난다는 건 한편으로는 좋은 신호이기도 하다. 죽은 세포들이 벗겨지고 새 층이 생기는 것이기에 마냥 나쁘지는 않다. 문제는 화장할 때 정말 보기 흉하다는 거다. 오늘 아침에 내 이마를 보니 화장으로도 가려지지 않는 압출자국들과 살아남은 좁쌀여드름 때문에 당장이라도 앞머리를 자르고 싶었다. 어떻게 하든 가리고 싶은 마음뿐. 그러다가 그냥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나왔다. 뭘 해도 안 되는 걸 알기에.
나이 들어서 여드름이 웬 말이냐. 좁쌀여드름이 이제는 진화해서 붉은 여드름으로 변하는 녀석들도 있어서 매일매일 기도 중이다 제발 없어져달라고. 없어지겠지. 없어질 거야. 아직 한국에서 보낸 다른 약이 도착하지 않았다. 캐나다 우체국 파업으로 인해 언제 도착할지도 모른다. 도착하겠지. 도착할 거야. 내 마지막 희망. 언제 올까.
오늘의 픽:
어느것을 고를까요 알아맞춰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