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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었던 지출

EP55. 옷을 사야 했던 이유

by Sonya J

Friday, January 3, 2025


옷 사는 것을 지극히 사치라고 여기는 내가 오늘 어쩔 수 없이 옷을 사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한국에서 가져온 옷들을 지금까지도 잘 입고 심지어 그중에서 잘 안 입는 옷들은 버리거나 중고매장에 기부까지 했다. 정말 필요하지 않은 이상은 그냥 있는 옷을 믹스 앤 매치를 해서 입는 편이다. 필요한 옷이 있을 때는 대부분 중고가게에서 구입하기도 한다. 그러는 내가 한치에 망설임도 없이 옷을 코스트코에서 옷을 구입했다.


오늘의 패션은 오랜 친구에게 선물 받았던 인조가죽재킷이었다. 이것도 그 친구가 안 입는다고 해서 얻은 거다. 10년도 넘은 옷인데 아직까지도 옷장에 걸려있었다. 솔직히 캐나다와서도 잘 입지 않았던 옷인데 오늘 왠지 입고 싶어서 나름 칼라코디를 잘 맞춰서 입고 갔다.


언제나 평소보다 일찍 근무지에 도착해서 시작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때, 바지에 이상한 가루들이 묻어져 있었다. 훌훌 털어버리고 말았는데 조금 있다가 보니까 또 가루들이 묻어있는 것이 아닌가. 뭔가 이상해서 찬찬히 옷을 살펴보는데 아니 글쎄 인조 가죽들이 벗겨지고 있는 것 아닌가. 약간씩 금이 가기 시작한 건 알고 있었지만 떨어져 나갈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았었다. 근데 검정 옷 위에 가루들이 내 몸을 뒤덮기 시작했다. 이건 털어낸다고 끝날 일이 아니었다. 당장 재킷을 벗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문제는 재킷이 필요한 코디를 했기에 뭔가를 입어야 했다.


이럴 땐 코스트코에서 일하는 게 장점이 될 수 있었다. 당장 clothing 코너로 달려가 입을 만한 재킷을 찾았다. 다행히도 재킷용을 입을 수는 겉옷을 찾아서 바로 계산을 했다. 아직 근무 시작하기 전이라서 후딱 옷을 갈아입었다. 다행히 아무도 나를 보지 못한 상태라 내가 어떤 옷을 입고 왔는지 알아본 사람은 없었다. 물론 관심 가질 일도 아니니 신경 쓸 일도 아니었다.


계획에 없는 지출이면서 필요한 옷도 아니라서 살까 말까 고민했는데 코스트코에서 엄청난 리턴 혜택이 있지 않은가. 오늘 하루만 입고 다시 반품할 생각이다. 그래서 태그도 그대로 붙어있는 상태다. 옷은 이쁜 긴 한데 불필요한 소비는 하고 싶지 않다. 옷 리턴하는 사람들 보면서 그냥 입지 왜 리턴을 할까 생각했는데 이제는 내가 그 입장이 되어버렸다. 양심이 좀 찔리기는 한데 어쩔수없다. 당장 반품할 건 아니니까 활용도에 대해 좀더 연구한다음에 결정해야할 것 같다. 오늘은 교훈은 영원한건 없다.


오늘의 픽:

그냥 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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