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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온뒤 후폭풍

EP87. 얻어 걸린 기회

by Sonya J

Tuesday, February 4, 2025


오늘 집에 오는 길이 정말 험난했다. 벤쿠버는 눈이 오면 대중교통이 원활하게 운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한국과 달리 전철이 지상에 있기 때문에, 눈이 많이 오면 철도가 얼어붙거나 제설 작업이 필요해져 운행이 지연되기 일쑤다. 그래서 눈이 오는 날에는 교통이 크게 혼잡해진다.


오늘도 그 영향이 컸다. 원래 내 근무 시작 시간은 오후 3시 30분이었는데, 함께 일하는 직원 네 명이 출근하지 못하고 콜인(calling in)했다. 그들은 모두 운전을 해서 출근하는데, 도로가 얼어붙어 아침 일찍 이동하는 것이 불가능했던 것이다. 덕분에 나는 운 좋게도 12시부터 근무를 시작하게 되었고, 예상보다 긴 8시간을 일할 수 있었다. 물론 눈 오는 날이 마냥 좋은 건 아니지만, 이렇게 다른 사람의 근무 시간을 대신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때는 오히려 반갑기도 하다.


퇴근길은 더욱 고난의 연속이었다. 전철을 타고 집으로 가던 중, 갑자기 전철이 내 목적지까지 운행하지 않는다는 안내가 나왔다. 밤 9시가 넘은 시각,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것은 엄청난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 난감했다. 다행히 중간에 집으로 갈 수 있는 다른 루트가 열려서 무사히 귀가할 수 있었다.


내일은 아침 일찍 출발해야 하는데, 부디 날씨가 좋아서 오늘 같은 고생을 하지 않길 바란다. 오늘 하루는 예상치 못한 변수로 정신없었지만, 그래도 결과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하루였다.


오늘의 픽:

지긋지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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