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마법의 소스 발견

EP101. 마기(maggie) 소스

by Sonya J

Tueday, February 18, 2025


남편은 물류회사에 다니는데 가끔 창고에 있는 제품의 패키지들이 데미지가 생기면 판매가 안되기 때문에 폐기처분하거나 직원들에게 나눠준다. 덕분엔 생전 먹어보지도 못했던 제품들을 시식할 수 있는 기회도 얻었다. 그것들 중에 중국인 직원들이 환장하듯이 가져가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Maggie​"소스다. 나는 이 소스를 생전 처음 봤다. 남편도 어떤 용으로 쓰는지 몰라서 관심 없어했다가 중국인 직원 어서 하나 챙기라면서 재촉이길래 마지못해 챙겨 왔던 것.


생긴 건 간장처럼 생긴 것이 맛은 또 다르다. 도대체 이것은 어디다 쓰는 물건인고?

네이버로 검색을 해봤지만 마기소스에 대한 정보는 그리 많지 않았고, 온라인 쇼핑몰에서 같은 브랜드로 다른 소스들은 판매는 하지만 신랑이 가져온 것에 대한 제품은 찾아볼 수 없었다. 혹시나 해서 유튜브를 찾아보니, 이 소스를 이용해서 만들 수 있는 요리들이 몇 개 나오기는 하지만 마기소스가 메인소스가 아니고 약간씩 들어가는 거라 딱히 쓸모 있는 레시피는 찾지 못했다. 한 가지 분명한 건, 한국에서는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 소스임은 분명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 없었다. 이 소스를 반드시 써야 한다. 이미 2병이나 있기 때문에 그냥 썩일 수는 없다. 그래서 마기소스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니 스웨덴에서 만든 소스였다. 근데 왜 그리 중국인들이 더 좋아하는 걸까? 어쩠듯 간장과 비슷하지만 완전 다른 풍미를 가지고 있어서 간장대용으로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하지만 간장은 몇 숟가락씩 넣야 하는 소스라면 마기소스는 몇 방울만으로도 맛의 풍미를 극대화시키는 역할을 한다는데... 과장 아닌가 싶다.


오늘 류수영 씨의 닭볶음탕 레시피를 보고 요리를 하는데 간장 8 숟갈을 넣야 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마기소스를 8 숟갈을 넣어버렸다. 색깔이 비슷해서 그만 착각을 한 것이다. 몇 방울만으로도 풍미를 더한다 했는데 난 이미 8 숟갈이나 넣어버렸다. 이러다 망하는 거 아닌가 싶어서 맛을 봤는데, 웬걸, 맛있네. 간장을 넣었도 이런 맛이 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계란요리를 할 때 몇 방울 섞어서 만들어봤었는데 맛이 확 바뀔 정도의 특별한 맛이 나는 게 아니어서 좀 과장된 평가라고 생각했었다. 근데 이번에 닭볶음탕을 만들었을 때 국물맛이 정말 밥을 두 세 공기 말아먹고 싶을 정도로 맛있었다. 감자탕 맛이 나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물론 내 입맛이 그렇다는 것이 다들 같은 생각은 아닐 거다. 남편이 약간 느끼하다고 하니.


어쨌든 요즘엔 요리를 할 때마다 이 마기 소스를 몇 방울씩 첨가해서 한다. 어쨌든 풍미를 끌어올린 다하니 국물요리든 일반요리든 맛을 내는 역할을 하는 게 분명하니까. 근데 아직도 궁금해. 왜 중국인들이 이리 좋아하는지 말이야.


오늘의 픽:

마법의 소스. ​



keyword
이전 10화벌써 10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