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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암 자가진단 키트

EP108. 과연 얼마나 정확할까?

by Sonya J

Tuesday, February 25, 2025


며칠 전에 cervix screening center로부터 메일을 받았는데 자궁경부암 자가진단 키트를 보내주겠다는 내용이었다. 이제 나도 주기적으로 체크해야 할 나이인 것을 간접적으로 알려주는 듯하다.


캐나다에 오기 전에 산부인과에 가서 검사받은 이후로 벌써 9년째가 되어간다. 그 당시 의사 선생님께서 캐나다에서 이런 검사가 있을 테니까 꼭 주기적으로 받아보라고는 했지만 사실 어디서 어떻게 신청을 해야 하는지 잘 몰랐기에 그냥 그러려니 하고 살아갔다. 4년 전쯤에 pap test를 받았었는데 상당히 민망하기 때문에 3년에 한 번씩 해야 한다는 말에도 선뜻 검사받기가 참 그랬다.


그러다가 이렇게 메일을 받았다. 병원에 직접 가서 받을 수도 있지만 캐나다처럼 예약하는 것 자체가 힘든 이 상황에서 시간을 맞추어서 찾아가는 게여간 귀찮고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서일까? 자가테스트키트를 보내줬다. 차라리 내가 직접 하는 게 덜 민망할 수도 있겠지만 제대로 진단이 가능할까? COVID 자가키트를 사용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과연 이렇게 하는 게 맞는 건지, 내가 제대로 한 게 맞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면봉을 코 깊숙이 넣어야 하는데 어디까지 넣어야 하는지도 정확히 모르니까 말이다. 이것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설사 직접 하더라도 검사부위가 제대로 체취가 되었는지, 다시 보내는 과정에서 오염될 수도 있는 것이고.


내 나이 때가 되니까 이렇게 신경 써줘서 보내주는 건 감사한데.. 난 아직도 캐나다 의료서비스를 그리 신뢰하지 않아서 이런 노력마저 의심이 간다. 물론 안 하는 것보다 낫겠지. 어차피 할 거지만 난 그리 신뢰하지 않는다. 오래전 일이지만 캐나다에서 2번이나 유산을 했었다. 물론 어느 누구의 잘못도 아닌 자연 유산이었지만 굳이 누구를 비난해야 한다면 당연 응급실이겠지. 첫 번째 유산 때는 응급실에서 7시간을 기다리다 모든 게 끝났었다. 기다리는 동안 하혈이 심해지면서 의사를 만나기도 전에 모든 게 빠져나와 버렸다. 어차피 그렇게 될 일이었지만 그 7시간을 썩은 동아줄인 줄도 모르고 잡고 있었던 게 분할뿐이다.


그 뒤로는 응급실을 갈 일을 만들지 않는다. 최근에 암환자가 응급실에서 16시간을 기다렸다는 뉴스를 보면서 캐나다는 결코 살기 좋은 나라가 아니란 걸 깨달았다. 그러니 이렇게 자가키트를 사용해서 초기에 암을 발견한들 달라질 것 없다는 소리다. 일단 보내준 성의를 생각해서 하겠다마는 이런 소꿉장난은 그만했으면 한다.

캐나다 자궁경부암 자가진단 키트​에 대한 정보는 링크를 달아놓겠다. 필요하신 분들은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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