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생존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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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현재 코스코 멤버쉽 데스크에서 일하고 있다. 멤버쉽 부서에서의 주된 업무는 회원등록 및 리펀을 담당한다. 일하다보면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세상 어디에나 별난 사람들은 언제나 존재하기에.
한번은, 한국인 부부가 Price Adjustment를 요청했다. 제일먼저 필자가 하는 일은 실제 그 상품이 세일 중인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조회 결과, 해당상품은 세일 중이 아니였고 혹시 가능하시면 그 상품의 사진을 찍어오시면 다시 확인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에 필자는 확신했다. 분명 다른 상품과 착각했다는 것을. 그 결과, 상품자체는 비슷했으나, 해당 상품과 다른 아이템 번호를 가지고 있어서 P.A를 해드릴 수 없다고 했다. 그랬더니, 그냥 반품하겠다고 해서 리펀해드렸다. 다음날, General Manager가 찾아와서 어제 그 손님이 나에 대해서 complaint를 남겼다는 것이다. 나로서는 정말 황당한 일이고 당연히 배운대로 처리했을 뿐이데 도대체 어느 부분에게 기분이 바빴는지 바로 컴플레인을 건단 말일가. 참으로, 한국인다운 발상이다. 억울하지만 어찌하겠는가 고객이 '갑'인 것을. 내가 억울한 건 다름아닌 한국인에게 저격을 당했다는게.. 참..
나름 이민자로서, 한국인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보이기 위해 노력해왔고, 칭찬도 많이 받아왔다. 한국인들의 갑질 문화를 내가 캐나다까지 와서 당해야하나 하는 억울한 생각이 하루 종일 필자의 머리 속에 떠돌아 다녔다.
이 일을 계기로 필자는 나의 행동에 더 신경을 썼다. 내가 그런 불친절한 사람이 아니란 걸 보여주고 싶었고 다시 한번 이런 일이 생기더라도 누구도 믿지않게 만들거라고 다짐했다.
그러던 어느날, 어느 인종의 부부인지는 기억이 잘 안나지만, 그들이 나에 대한 좋은 리뷰를 남겨준 것이다. 기억난다. 그들은 노트북을 리턴하러 왔었는데 리셋을 하지 않고와서 내가 뒤처리를 해줘야하는 상황이었고 나는 하나하나 보여주면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다. 정말 별거아니었지만 그들은 무척이나 고마워했다. 당연히 내가 할 일이었다. 며칠이 지나고 나서 다시 나를 찾아와서 그날 일을 되새기며 고맙다고 말해주었고 심지어 이번엔 직접 매니저에게 찾아가 내 칭찬을 쏟아부어 주셨다. All my hardworking paid off!
필자는 나름대로 증명했다. 그렇다. 그 당시 분명 억울했고 화도 났고 실망도 했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알아줄거라고 믿었다. 이게 내가 가진 힘이다. Complaint을 Compliment로 바꾸는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