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생존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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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달은 아마도 연말의 시작이 아닐까 싶다. 그 연말파티의 시작은 할로윈(Halloween) 파티일 것이다. 필자가 5년동안 Dollarama에서 일한 적이 있는데 9월 초부터 할로윈 품목들을 나열하기 시작한다. 서양사람들은 정말 할로윈에 진심이라는 것을 많이 느꼈다. 필자는 크리스천이기에 살아오면서 전혀 관심도 없던 날인데 캐나다에 살면서 정말 문화적인 차이를 많이 깨달았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파티를 별로 즐기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년도에는 할로윈 파티에 참석했다. 코스코에서 일하는 동료가 주최하는 파티였는데 안가기도 뭐하서 한번 캐나디언은 어떻게 노는지 구경차 참석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할로윈 파티이기에 코스튬도 갖쳐서 입어야 했다. 크리스천인으로서 차마 을씨년스러운 코스튬은 못입겠고 캐나디언 무스 overall를 입고 참석했다. 옷이 뭐가 중요하겠는가. 참석하는데 의의를 두기로 했다.
회사동료들도 많이 참석했기에 부끄러움보다는 반갑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다. 솔직히 회사에서 얼굴은 종종 보지만 개인적으로 말을 섞을 기회가 없기에 이런 자리야 말로 자연스럽게 알아갈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음식들도 많이 준비되어 있었는데 캐나다 문화 중 하나가 파티를 하면 호스트만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초대받은 사람들도 음식을 가져온다. 근데 음식을 먹기 보다는 술을 더 많이 먹기에 집에 갈때쯤에 이 많은 음식을 어떻게 처리할 지 걱정은 되었다.
사실 서양 파티는 조금 지루하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 그닥 할 게 없다. 필자는 술을 안 마시기에 있는 동안 사진만 많이 찍었다. 다들 코스튬 자랑하러 왔다 할 정도로 그닥 할 게 없다. 한국과 비교하면 엄첨 심심하다 하겠다. 그럼에도 필자가 굳이 파티에 참석한 이유는 다음날 회사에 출근해서 파티에 참석했던 동료들을 마주치면 서로 눈웃음을 날리기도 하고 그간 있었던 어색한 벽도 조금씩 허물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매번 모임에 초대받아서 가면 그닥 하는 건 없었다. 왜 모이자고 했을 까 할 정도로. 근데 다음날 되면 괜히 반가움을 느낀다. 그래서 지루한 걸 알지만 참석하려고 한 것이다. 나에게 있어서 이 모든 순간순간이 다 경험이고 기록이 되기 때문에. 생일파티에 초대 받았을 때도, farewell파티에 참석했을 때도 다들 각자 따로 따로 놀다가도 다음날 되면 왠지모르게 돈독해지는 느낌. 필자는 그 느낌이 좋아서 이번에도 참석했다.
캐나다 생활 7년차. 나에게 영어는 더이상 벽이 아니다. 예전에는 '못 알아 들으면 어쩌지, 무슨말을 하지' 이런 걱정이 앞섰지만 이젠 그런 단계는 넘어섰다. 이제는 정말 인생을 즐기며 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