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시즌

EP220. 초여름의 크리스마스 같은...

by Sonya J

Tuesday, June 17, 2025


캐나다에 봄이 오면 주변사람들에게 작은 변화들이 생긴다. 계속 훌쩍거린다던가, 계속 눈물을 흘린다던가, 목소리가 쇳소리가 되던가 등등 평소와는 다른 리액션들이 나온다. 이유는 바로 꽃가루. 본격적으로 여름이 시작하기 앞서서 6월 초가 되면 엄청난 꽃가루들이 날린다. 언뜻 보면 눈이 내린다고 생각할 정도로.

그런 꽃가루가 휘날리는 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없던 알레르기가 생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 정도로 어마어마한 꽃가루들이 날아다닌다. 아무래도 식물들의 개체수가 한국에 비해 엄청 많기도 하고 크기도 크기 때문에 그에 못지않는 양의 꽃가루들이 공기 중에 떠 다닌다. 공기반 꽃가루반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오늘 아침, 매니저로부터 일찍 시작해 달라는 메시지였다. 직원 중 한 명이 못 나왔는데 알고 보니 알레르기가 심해서 이틀 동안 못 나왔다고 한다. 목소리가 쇳소리가 날 정도로 힘든 상황이었나 보다. 나야 언제든지 추가 시간은 환영이기에 마다하지 않고 출근을 했다. 아니라 다를까 바깥세상은 온통 꽃가루로 덮여있는 듯했다. 차를 타고 이동을 할 때는 웬만하면 창문을 열지 않는다. 당연히 꽃가루들이 들어오니까.

이해는 한다. 식물들도 번식을 해야 하니 꽃가루를 퍼트려야 하는 것을. 근데 인간과 공존하는 세상에서 너무 이기적이지 않나 싶다. 초여름의 크리스마스도 아니고 눈처럼 날리는 꽃가루들. 다행인 것은 나는 이런 꽃가루 알레르기가 없다. 재채기를 하지도 않고 목이 가렵지도 않고 그저 눈에 들어갈까 봐 조심하는 정도이다.


근데 분명 알레르기는 아니겠지만, 우연찮게 양볼이 붉은색을 띠면서 가렵기 시작했다. 확신하는 건 이건 꽃가루 때문이 아니다. 다른 이유 때문일텐데 그 원인을 찾지 못했다. 한 가지 의심스러운 것은 각질제거를 너무 자주 해서 피부가 예민해진 게 아닌가 싶다. 이틀에 한 번씩 각질제거를 하는데 아무래도 이게 피부에 무리를 준 거 같다. 그래서 어제부터 비판텐을 바르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보내준 피부약이라 아껴 쓰고 있는데 이번엔 좀 팍팍 써야 할 것 같다. 한번 바르면 그래도 가려움증은 사라지는데 잠시뿐이다. 약발이 떨어지면 다시 가려워진다. 일단 피부보호막을 형성하는 게 우선인 것 같아서 피부보습에 더 신경 쓰고 있다. 만약 이래도 증상이 가라앉지 않는다면 피부과를 가볼 생각이다. 그나마 붉어진 볼은 화장으로 가릴 수는 있지만 가끔 가려울 때가 있어서 참느라 고생을 한다. 내일은 괜찮아지겠지.


오늘의 픽:

왜이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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