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21. 코스트코는 너무 추워
Wednesday, June 18,2025
계절상으로는 슬슬 여름을 향하고 있지만 아직 캐나다는 여름이라 하기엔 체감상 춥다. 물론 사람마다 느끼는 정도가 다르겠지만 나 같은 경우는 추위를 잘 타기 때문에 햇빛이 없는 날은 그저 춥기만 하다. 여름 같은 날씨가 가끔 있었기는 했다. 그런 날에는 코스트코에 선풍기나 에어컨이 잘 팔린다. 내 생각엔 밴쿠버에 사는 사람들은 더위보다는 추위를 더 느끼기 때문에 에어컨에 필요성을 못 느끼다가 갑자기 기온이 올라가면 깜짝 놀라 너도 나도 에어컨을 사는 것 같다.
오늘의 날씨는 약간 흐린 날씨였다가 햇빛이 비추는 그런 알쏭달쏭한 날씨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장에는 조금만 온도가 올라가면 에어컨 시스템이 작동을 하기 때문에 언제나 시원하다 못해 춥기까지 한다.
문제는 에어컨이 매장 전체에 가동되기 때문에 굳이 시원한 바람이 필요하지 않은 부서까지 에어컨 바람을 쐬야 한다. 그럴 때면 아이러니하게 나는 히터를 킨다. 머리 위로는 찬바람이 나오고 아래에는 더운 바람이 나오는 그런 환경에서 여름을 보낸다. 당연히 여름이니까 옷차림이 가벼워질 수밖에 없는데 일하는 시간만큼은 여름옷이 아닌 겨울옷을 필요할 지경이다. 실제로 내가 멤버십부서에 일했을 때는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겨울 재킷을 입고 일하는 직원들이 대부분이었다. 천장 위에 있는 에어컨이 직방으로 찬바람을 보내기 때문에 정말로 춥다. 어찌 보면 정말 감사한 일이기도 한다. 더운 날에 밖에서 일할 필요 없이 에어컨 빵빵 나오는 실내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운인지 모른다.하지만 인간은 당연한 것에 대해 감사를 하지 않는다.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고서야 그것이 얼마나 감사해야 할 일인지를 깨닫는다. 마찬가지다. 지금은 추워 죽지만 막상 땡볕에 일하고 있는 다른 부서, 예를 들면 parking lot assist를 보면 지금 있는 곳에 불만을 가지면 안 될 것이다.
어째듯, 이런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일을 하다 보면 갑자기 두통이 몰려온다. 찬바람이 계속 머리 위에 내리 쏜다고 생각해 보라. 아마 혈액순환이 안돼서 두통이 유발되는 것 같다. 특히나 오늘은 5시간은 원래부서에서 일하고 3시간은 멤버십부서에서 일을 했는데 둘 다 에어컨이 직방으로 쏟아져 나오는 곳이라서 얼어 죽는 줄 알았다. 히터를 틀면 따듯하기는 하지만 피부가 건조해지는 걸 느끼기 때문에 그렇게 오랫동안 쬐고 있을 수도 없다. 고현정이 절대로 히터를 안 켜는 이유가 이 때문일 거다.
그렇게 추운 곳에 있다가 집에 오니까 온몸이 으슬거린다. 오뉴월의 감기는 지독하다는데 감기 걸릴까 봐 걱정이다. 내일은 그래도 기온이 떨어져서 따뜻하게 입고 갈 수 있겠지만, 코스코는 이런 내 마음도 모른 체 세팅된 온도보다 높아지면 에어컨이 자동으로 작동하는 듯하다. 그냥 겨울 재킷 하나 미리 예비해 놓는 게 맘 편하다. 누가 이상하게 생각해도 상관없다. 얼어 죽는 것보다 나으니까.
여름을 기다리지만 나에게 여름은 언제나 추웠다. 여름다운 여름을 즐기고 싶다. 여름아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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