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339. 숨겨진 장소
Tuesday, October 14, 2025
오늘은 연휴의 마지막 날이라 느긋하게 조금 늦잠을 잤다. 그래도 휴일 끝인 만큼 밀려 있던 집안일들은 정리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움직였다. 빨래하고, 화장실 청소하고, 미뤄둔 자잘한 일들을 처리했다. 그리고 주말 내내 이것저것 많이 먹기도 했고 몸도 좀 풀 겸, 꼭 조깅을 나가기로 결심했다. 슬로우 러닝으로라도 움직여야겠다 싶어서 오전 일을 마치고 밖으로 나갔다. 오늘은 조깅 후 헬스장까지 갈 계획도 있었다.
평소처럼 익숙한 루트로 뛰기 시작했는데, 단풍이 한창인 걸 보면서 문득 다른 길로 한번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평소에 안 가던 쪽으로 방향을 틀었는데, 그 순간 정말 깜짝 놀랐다. 그냥 평범한 주거지역 골목인데 양쪽으로 단풍나무가 줄줄이 서 있고, 길 전체가 가을색으로 물들어 있었던 거다.
더 놀라운 건, 거기가 유명한 명소도 아니고 딱히 알려진 장소도 아니었는데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었는지 다들 사진 찍고 추억 남기고 있었다는 것. 숨겨져 있던 히든 스팟이었던 거지. 나도 이 동네에 9년 넘게 살았는데 우리 집 앞에 이런 길이 있는 줄은 오늘 처음 알았다.
남편이 단풍 구경을 그렇게 좋아하는데, 이곳을 못 보여줬다는 게 괜히 아쉽더라. 그래도 오늘 나는 사진도 많이 찍고, 조깅도 하고, 제대로 가을을 만끽했다.
어제도 남편이랑 단풍 보러 갔지만 그건 약간 산책 겸 공원 구경 느낌이었고, 오늘은 진짜 ‘단풍 감상’에 딱 맞는 스팟을 발견한 하루였다. 가을이 이제 막 시작된 것 같지만 곧 비가 잦아지고 잎도 떨어질 테니, 타이밍이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내일까지는 비가 안 온다지만 그 이후엔 비 소식이 있어서 오늘의 풍경이 더 소중하게 남는다.
올해 가을, 역시 예쁜 계절이라는 걸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 날이었다.
오늘의 픽:
가을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