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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nya J Feb 17. 2024

외국인 상사에게 인정받는 방법

나만의 무기들


영어가 서툴었던 시절,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딜가나 인정받기를 원했고 인정받아왔다. 그 노력들이 헛되지 않았고 이제는 나만의 무기들로 자리잡았다. 별거 아니지만 나에게는 별거인 팁들을 소개한다.


1. 지각하지 않기

원래 시간관념이 투철해서 일 시작하기 30분 전에 항상 미리 회사에 도착한다. 이건 한국에 있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미리 도착해서 짐도 정리하고 오늘 할 일도 한번 체크해 보고 동료들과도 스몰토크도 하면서 긴장된 몸과 마음을 풀 수 있기 때문에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시간제로 일을 하기에 정각에 clock in을 해야 하는데 어떤 직원들은 정각에 도착해서 클락인을 하고 자기 짐 정리 다하고 일을 시작하는데 그러면 일하지도 않았는데 최소 5분은 거저먹는 거나 마찬가지다. 정시에 일을 시작할 수 있게끔 준비가 되지 않으면 그만큼 여러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고 직장상사 눈에도 그리 달갑지만을 않을 것이다. 일함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시간관리라고 생각한다. 이 사람이 얼마나 시간을 잘 지키느냐에 따라 신뢰도가 결정되고 그에 따라 스케줄도 변동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오전 스케줄을 잡혀있는 직원이 맨날 지각한다면 일의 능률도 떨어질뿐더러 신뢰도도 떨어지기에 그 사람에게는 오전 스케줄을 주지 않는다.

캐나다에서 일하면서 지각이란 걸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더군다나 항상 일찍 도착해서 대기하고 있는 걸 알기에 바쁠 때는 정해진 스케줄보다 일찍 시작할 수 있도록 해주고 조금이라도 더 많은 시간을 일할 수 있기 때문에 돈을 더 벌 수 있다.. 여러모로 일찍 도착하는 습관은 어딜 가나 나를 빛나게 해 준다.


2. 메모하는 습관

항상 포켓사이즈의 수첩과 펜을 가지고 일을 하는데 이는 일할 때마다 생기는 질문이라던가 일에 필요한 내용을 그때그때 적기 위해서이다. 일종에 습관인데 영어로 대화를 해야 하기 때문에  그냥 듣는 것보다 적으면 들으면 기억에도 잘 남는다. 한 번은 직원미팅에 참석한 적이 있는데 처음에는 그냥 앉아서 직장상사가 하는 프레젠테이션을 듣기만 하다가 습관적으로 수첩에 내용들을 그냥 적으면서 들었다. 그랬더니 그 모습이 인상이 깊었는지 칭찬을 받은 적이 있다. 그 당시 비정규직이었는데 정규직이 되는데 큰 도움을 줬다. 생각해 보면, 누군가가 내가 하는 말을 적어가면서 듣는다면 보는 나도 고마울 것 같다. 그 많은 직원들을 직장상사가 기억하기란 힘들 텐데 이런 작은 행동 하나가 나를 어필할 수 있는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3. 웃는 얼굴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라는 말처럼 항상 웃는 얼굴은 누구에게나 환영받는다. 내가 적어도 일을 시작할 때는 아무리 안 좋은 일이 있더라도 최소한의 가벼운 웃음을 지으면서 일을 시작한다. 웃고 있으면 나에 대한 거리감도 줄어들기 때문에 쉽게 직원들과도 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게 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뽑게 해주어 좋은 이미지를 줄 수 있다. 특히, 직업상 고객들과 많이 대화를 해야 하기 때문에 무뚝뚝하게 있는 것보다 웃는 얼굴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신기하게도 웃고 있으면 기분도 좋아지고 일의 능률도 더 좋아지는 것 같다. 한 번은 그냥 아무 표정 없이 멍하게 서 있었더니 매니저가 다가와 무슨 일 있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정말 아무 생각 없이 그러고 있었는데 그 말을 들으니까 내가 정말 많이 웃는 얼굴로 있었나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도 한 직장상사가 나에게 넌 왜 항상 웃고 있니라고 물어본 적도 있었다. 사실, 그 웃음의 절반은 영어를 못 알아 들었을 때 대충 넘어가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할 때가 있기 때문에 웃는 얼굴도 나의 또 다른 무기라 할 수 있겠다.  


4. Okay Girl

처음 캐나다에 와서 첫 취업을 했을 때, 영어가 아직 서툴었을 당시에, 그럼에도 나는 언제나 내가 일하는 곳에서 인정받기를 원했다. 적어도 일을 함에 있어서 책임감 있게 일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스케줄을 변동이 있거나 on call를 받을 때도 언제나 okay였다. 캐나다 사람들은 결근을 하는 것을 그리 대수롭지 않게 신청을 하는데 나 같은 경우는 마치 대역죄인이 될 것 같은 생각에 섣불리 신청을 하지 않는다. 아마 한국사람들의 특징이 아닐까 싶다. 여하튼, 예상치 못한 결근을 메꾸기 위해 대타로 많이 일한 적이 있는데, 직장 상사가 보기에는 이 친구는 시키면 다 하는 애, 책임감 있는 애라는 인상을 받았을 것이다. 아무래도 그 당시는 말로는 증명할 수 없으니 행동으로 보여주자는 나의 의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 노력 덕분에 전에 일하던 곳에서 슈퍼바이저까지 승진할 수 있는 성과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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