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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nya J Feb 27. 2024

캐나다 사람들의 관한 stereotype

고정관념

내가 어학원에 다닐 때 각 나라 사람들은 어떤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토론한 적이 있었다. 기억에 남는 한국사람에 대한 고정관념은 ‘한국사람은 매운 음식을 좋아한다’라는 것이었다. 물론 전부는 아니겠지만 틀린 말도 아니지. 어렸을 때부터 먹어온 것들이니 외국사람에겐 매울지 몰라도 보통의 한국사람들에겐 캅사이신 잔뜩 넣은 음식이 아니라면 우리에겐 매콤정도일 테니.

그래서 생각해 본 캐나다 사람들의 고정관념이나 특징에 대해서 정리해 봤다.


1. 캐나다 사람들은 친철하다.

틀린 말은 아니다. 미국과 비교하면 친절하다고 할 수 있다. 캐나다 사람들이 입에 달고 사는 단어가 있는데 바로 “sorry”이다. 하지만 여기서의 sorry는 잘못에 대한 사과의 의미보다는 ”excuse me”에 대한 의미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심지어는 의자에 실수로 부딪혔어도 그 의자에게 sorry를 한다. 한 번은 실수로 내 폰을 떨어뜨렸는데 그걸 지켜본 사람이 나에게 쏘리라고 하더이다. 그냥 웃으면서 네 잘못 아니라고 말해줬던 기억이 있다. 내가 처음에 캐나다에 처음 와서 배운 문화라고 하면 바로 쏘리 문화라고 하겠다. 이 말자체가 상대방에게 예의를 표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잘못하지 않았어도, 누군가와 또는 사물과 부딪쳤더라도 습관처럼 쏘리라는 말이 먼저 나온다. 물론 모든 캐나다 사람들이 친절하지는 않겠지만 타인의 눈으로 바라봤을 때는 상대적으로 친철하다고 느끼는 게 맞는 것 같다.


2. 패션에 대한 무관심

내가 어떤 옷을 입던, 화장을 이상하게 하던, 이 나라 사람들은 관심이 없다. 물론 속으로는 이상하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겉으로는 그리 티를 내지 않는다. 아무래도 다문화로 이루어진 나라다 보니 여러 나라에서 이민온 사람들이 많기에 각자의 나라의 문화대로 살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이게 잘못됐다, 이상하다, 이렇게 말할 수 없다. 그들 사이에서는 지극히 정상적인 것일 테니까. 계절에 안 맞는 옷을 입는다던가, 예를 들면, 여름에 겨울 어그부츠를 착용한다던가, 일주일 내내 같은 옷을 입는다던가, 아무도 신경 안 쓴다. 그냥 각자 편한 대로 입고 다니고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 누구도 누구를 평가하지 않는다. 그게 이 나라 사람들의 살아가는 방식이다. 내가 자주 듣는 팟캐스트 호스트도 밴쿠버에 살고 있는데 나름 패션니스타로 유명한 인플루언서이다. 심지어 이 친구도 밴쿠버에서는 평범하게 입는다고 한다. 오히려 잘 입고 나가면 쳐다보는 수준이라며.

그래서일까? 캐나다에 온 이후로 옷에 대해 관심이 없어졌다. 거의 옷을 안 산다고 볼 수 있다. 어차피 사람들은 옷을 보고 평가하지 않으니까. 물론 잘 차려입으면 누군들 싫어하랴. 그래도 세상에 걱정할 게 엄청 많은데 옷에 대해 걱정할 필요 없다는 것만으로도 한숨정도는 돌릴 수 있음에 감사하다.

3. 느리다

모든 게 느리다. 느리다고 불평할 데도 없다. 그 불평조차도 언제 도착할지 모르니. 세상이 좋아질수록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지만 한국의 택배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하루 만에 도착하지 않으면 답답해 죽을 수도 있다. 모든 정부 서비스는 기본이 2주를 넘겨야 진행된다고 볼 수 있다. 하긴, 땅덩어리가 넓으니 오래 걸리겠지..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인력이 부족한 이유도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은행 ATM에 돈을 입금하려면 따로 봉투에 담아서 입금을 해야 했고 하루가 지나야 입금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전산시스템이 매우 올드했는데 최근에 업그레이드되어서 이제는 바로바로 봉투 없이 입금이 가능해졌다. 이들이 한국의 전산시스템이나 기술들에 극찬을 하는데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근데 자연스럽게 캐나다화 되다보면 이 또한 익숙해지더이다. 나만 답답한게 아니고 다른사람도 똑같이 답답해 할테니 이것으로나마 위로를 받는다.


4. 우산 없이 다니기

밴쿠버는 특히 겨울철에 비가 많이 내리는데 폭우가 아닌 이상은 사람들은 우산 없이 다닌다. 대게 워터프루트 재킷을 많이 입고 다니는데 개인적으로 방수재킷을 입는다 하더라도 젖기는 마찬가지. 옷이 젖는 것을 막을지 모르겠으나 얼굴은 어쩔 건데? 보슬비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여기는 우산보다는 방수재킷이 더 잘 팔린다. 아마 집에 하나씩은 다 있을 것이다. 신발도 방수가 되는 디자인으로 많이 출시된다. 밴쿠버에 유명한 Vessi라는 신발브랜드가 있는데 원래는 온라인마켓이었다가 인기가 높아지자 오프라인으로 문을 열었다. 우산보다는 실생활에 더 활용할 수 있는 제품들을 더 개발하는 것 같다. 나 같은 경우는 비가 언제 어디서 내릴지 모르니 항시 우산을 가방에 넣고 다닌다. 어쩔 때는 우산 쓰는 내가 이상해 보일 때도 있지만 젖는 게 세상 싫은 나로서는 누가 뭐래도 우산을 쓰고 다닐 거다.


캐나다에 살면서 나름 적응했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가끔 문화적 충격을 받을 때가 있다. 그럴 때 내가 가지고 있던 캐나다에 대한 고정관념들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이면 아무것도 아닌 게 되어버린다. 별거 아닌데 별거를 만들 필요는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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