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말하는 푸릇하고 초록한 청춘인 나이다
하필 얼마 만나지도 못한 청춘에 우리는 검은 잉크를 떨어트려서
손쓸 수 없이 번진다
아름다운 우리의 빛이 사라진다
어느 날은 옥상에 갔다
각오를 하고 아래를 봤다
소름 끼치는 날카로움이 온몸을 타고 올라왔다
아 어렵다
진짜
살려고 했다
그냥 숨만 쉬면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나에게 그렇게 살지 말라고 했다
그냥 조금만 움직이라고
별거 있냐고
아직 살아있긴 했다
부모가 있고 친구가 있고 기억이 있으니까
기억에 있는 아름다움이 다시 올까
기대했으니까
그런데
너무 두렵다
기억이 영원한 추억이 될까 봐
그리고
죽는 것도 두려운 일이지만
사는 게 더 두렵다
죽는 게 더 쉬운 일이야
나는 과거를 살고 싶으니까
추억에 잠겨 평생 수영을 하고
물살에 묻혀 죽어도 좋으니
제발 나를 데리고 가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