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내가 올 곳이 아니었구나..
7월 말쯤에 동네 병원에서 진료의뢰서를 작성해 주어 종합병원의 신장내과를 알아봐야 했다. 그런데 종합병원을 간다는 건 귀찮은 일이었다. 병원가기 전에 단백뇨 증상이 궁금하기도 하고 해서 인터넷을 뒤져봤는데, 나의 증상에 불안감을 더 높이는 결과를 얻게 되었다. 단백뇨의 양에 따라 의사가 판단하여 등쪽에 구멍을 내서 신장의 조직을 떼어내어 병명을 확정하는 그런 프로세스만 알게 되었을 뿐 내 증상이 경증인지 중증인지 소변에 단백질만 나오는지 피도 섞여 나오는지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괴로운 상황이 지속되었다. 그리고 단백뇨 확인 후 나는 그렇게 식욕이 있지 않아서 식이조절은 버틸만 했으나 아내보다 체중이 덜 나가게 되는 상황까지 벌어지게 되었다.
그래. 용기를 내어 종합병원 예약을 하자
교우회비를 내면 할인을 받는 병원도 생각해 보았지만 무엇보다 상대적으로 집에서 멀어서 제외하였다. 나는 결국에 가장 접근성이 좋은 병원을 선택하는 쪽으로 생각하였고, 명의를 좋아하는 명의 충이지만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다. 다행히 그렇게 늦지 않게 병원예약을 하였고 병원에서 교수님을 지정해 주었다.
여기가... 병원이 맞는 거죠?
연차를 쓰고 종합병원으로 출발하였다. 역에서 셔틀을 타고 병원에 도착하니 차도 많았고 무엇보다 나보다 나이 많은 분이 압도적으로 많아 고개가 절로 숙여졌다. 병원 정문 안을 들어가니 환자 및 보호자가 붐볐다. 이 병원은 내가 가 본 병원 중에 혼잡도가 가장 높아서 병원의 분위기가 쾌적하지는 않았다. 병원은 주말 점심에 백화점 푸드코트 같이 사람이 바글바글한 병원을 들어가니 정신이 없었다. 병원 도착접수를 하고 진료 전 혈압을 재라고 해서 혈압을 쟀더니 평소보다 혈압이 10 이상이 나와서 당황하였다. 내과에는 진료실 앞 의자에 앉을 틈도 없고 진료실 방의 간격도 너무 좁았다.
교수님 뵈면 짧게 말하고 와야겠다. 내가 생각하기에 그렇게 아프지는 않아요
나는 혼란스러운 마음을 추스르고 교수님께 휴대폰으로 저장해놨던 크레아틴 수치 및 사구체여과율을 보여드렸고 교수님께서는 오늘 피검사와 소변검사를 하자고 하셔서 나는 그렇게 하겠다고 하였다. 교수님을 뵙고 간호사분이 다음 일정을 잡아주셨는데 나는 병원이 너무 정신없어서 집으로 가고 싶었지만 꾹 참고 다음 일정을 잡았다.
피검사 시 금식을 해야 하는데 추가적으로 1시간 정도 공복시간이 있어야 해서 병원 벤치에 앉아서 쉬었다. 그런데 병원에 사람이 너무 많다 보니 본관과 별관에는 앉을 수도 없어서 멀리 가서 편안하게 휴식을 하고 채혈을 하고 집으로 왔다.
가공식품 많이 먹지 말고 운동을 해야겠어요
집에 가까운 병원에 다녀왔음에도 기진맥진하여 병원 다녀오고 남은 시간에 많이 쉬었던 것 같다. 10일 뒤 결과를 들으러 가는데 신장기능에 이상이 있다면 시키는 대로 말 잘 들어서 극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