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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파김치, 알타리김치를 담가봤습니다

김치는 얻어먹을 줄 알았는데, 좀 눈치가 보여서 담구어 봤습니다.

by 정훈보

결혼 10년 차인 저는 요리를 부담스러워합니다. 왜냐하면 맛이 안 나면 음식을 버려야 하기 때문에 요리를 할 때 신중하게 하는 편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저는 음식조리를 꾸준히 했더라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것이고 에너지도 많이 소모되었을 것입니다.. 어른들이 음식은 버리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하셔서 그에 대한 강박증도 있을뿐더러, 조미료를 넣지 않아야 한다는 강박증도 있습니다. 그리고 설탕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강박증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요리는 못하지만 좀 예민한 구석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10년이 흘렀다.


점점 식탁은 황폐화되어 가고 있음에 현실을 받아들일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저는 밀키트 반찬음식이 인공적이어서 내가 먹을 때 영 마음에 들지 않지만 군말 않고 밥상에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 나으니 그래도 배달 반찬이 반가울 때가 있습니다. 아는 한의사 형이 요리에 관심이 많아서 건강하게 민들레 김치나, 장아찌를 잘 담그면서 아이들에게도 잘 먹이니 그 모습이 부럽기도 해서, 저는 민들레 김치는 못 담그지만 기초적인 김치를 배워보기로 결심을 해봅니다.


어떤 레시피를 봐야 해요?



찹쌀풀을 묽게 쑤어야 되게 쑤어야 하는지, 알타리는 소금을 뿌려서 절이면 잘 절여지는지 아니면 소금물에 담가 놔야 잘 절여지는지 소금에 잘 안 절여지면 어떤 김치가 되는지 감이 전혀 오지 않지만 그래도 저는 일단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블로그나 너튜브를 5개 이상 보면서 가급적이면 내가 원하는 김치의 빛깔이 나오고 기술을 부리지 않는 영상을 보고 그중에 공통적인 재료를 뽑아내고 상상을 하면서 어떤 재료가 들어가야 맛이 있는지 생각해 봤습니다.


그래도 담가 보았습니다



알타리 김치는 알타리를 절일 때 소금물로에 담아서 뒤적여가며 4시간을 절였지만 무청에서 아삭아삭한 식감이 있어서 잘 절여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레시피대로 하면 그대로 되지 않는 이유를 알았습니다. 집에서 가지고 있는 새우젓과 영상의 새우젓과 다르고 멸치액젓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양념이 짜야하는지 싱거워야 하는지 젓갈맛이 많이 나야 하는지 레시피만 보고서는 감이 오지 않아서 저는 저만의 간을 찾아서 양념을 한 20번 이상 찍어 먹어보면서 이것저것 넣어보는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쪽파김치는 먹을 만하고 알타리는 익어봐야 알 것 같습니다.


쪽파김치, 알타리 김치를 다음과 같이 담구어 보았습니다. 배나 사과도 갈아 넣고 다시마와 표고버섯 우린 물도 넣고 멸치액젓은 반컵, 새우젓은 큰맘 먹고 오젓을 사용했습니다. 원가가 상당합니다. 음식점 경영하면 그냥 파산입니다. 그런데 이것저것 넣어봤던 것을 적어 두지 못하여 다음에 그 맛이 날지 모르겠습니다. 다음에는 어떤 맛이 날지 궁금합니다. 참고로 쉽다는 깍두기는 망해서 음식물 쓰레기통으로 갔습니다. 아마도 무를 잘 못 절인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깍두기를 성공해야 할 텐데.. 뉴수가에 절이는 게 비법인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다행히 본가에서 자투리 무가 남아 깍두기를 만들어 보았는데 저번과 다르게 소금에 많이 절였더니 무의 간이 짜지만 그래도 먹을 만은 했습니다. 제주도에서 먹었던 김밥집의 깎두기가 되는 날까지 열심히 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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