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트 냄새가 담벼락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아직 마르지 않은 벽면은 햇살을 받아 은은하게 빛났고, 망치 소리는 기분 좋은 리듬을 탄다. 사랑누리 단기보호센터 리모델링 현장은 활기로 가득했다.
“선생님, 이리와 보세요. 방이 정말 예쁘게 바뀌었어요!”
휠체어를 탄 민수 씨가 환하게 웃었다.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벽지는 어린동생들의 낚서가 있었고, 낡은 가구들은 때때로 제대로 열리지 않아 식구들을 불편하게 했다. 그런데 이제는 따뜻한 색감의 벽지와 새하얀 페인트, 새 책상과 부드럽게 열리는 옷장 덕분에 전혀 다른 공간이 되어 있었다.
나는 민수 씨의 손을 살포시 잡았다.
“정말 많이 달라졌죠? 이제 더 편안하실 거예요.”
그 순간 지난 3년이 생각났다. 운영이 빠듯한 가운데도 따로 통장을 만들어 조금씩 모아온 지정 후원금이, 이렇게 눈앞에서 꽃 피웠다. 매달 잊지 않고 보내 주시던 그 후원금이 오늘을 만들어 준 셈이다.
리모델링 현장을 둘러보며 문득 처음 이 계획을 세웠을 때가 떠올랐다. 생각보다 비용이 많이 들텐데, 과연 가능할까 하는 불안이 마음 한켠에 자리 잡았다. 하지만 다행히도 그때 함께해 준 후원자들이 있었다.
은퇴 후 새롭게 경비일을 시작하시며 첫 월급날부터 단 한 번도 빠뜨리지 않으신 김○○님, 가정을 이루고 태어난 첫딸과 함께 나눔을 실천하겠다는 약속을 지켜 주신 서○○님, 장사가 어려운 달에도 꾸준히 마음을 나누어 주신 박○○ 님, …
그분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떠올리자 가슴이 따뜻해졌다. 보내 주신 정성 어린 후원금은 단순히 돈이 아니었다. 사랑누리의 길에 기꺼이 발걸음을 맞춰 준 ‘동행’이었다. 덕분에 오늘의 이 아름다운 변화가 가능했다.
리모델링이 마무리되던 어느 오후, 새로운 공간에서 크게 웃는 사랑누리 식구들을 바라보며 우리가 받은 후원은 단순한 금전지원이 아니고 마음이라고 깨달았다. 매달 모인 후원금에는 후원자의 따뜻한 마음이 함께 했다. 그리고, 함께해 주신 분들이 주신 마음은 ‘도움’이 아니라 ‘동행’이었다고 나는 확신한다. 함께여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