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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보경 Jun 21. 2023

뜨거움 보단 따뜻함

나에게 서른즈음 그런 날이다. 뜨거움보단 따뜻함이 더 좋은 날.

초 봄의 날씨는 변화무쌍해서 어떤 때는 너무 춥다가 또 어떤 때는 너무 덥기도 하다. 그렇다보니 카페에 가면 기본적으로 뜨거운커피를 시킨다. 스타벅스에서 뜨거운 커피를 시켰던 때였다. 커피를 마시자 마자 리드에서 입을 ‘딱’ 떼버렸다. ‘앗뜨뜨’ 너무 뜨거운 것이 아닌가. 그래서 파트너에게 커피가 너무 뜨겁다고 말씀드렸더니, 얼음을 넣어 온도를 식혀주셨다.

스타벅스라 같은 대형프렌차이즈는 커피의 온도도 주요 소비고객층이 선호하는 온도를 유지할 것이다. 그런면에서 남들이 선호하는 정도의 온도는 나에게 너무 너무 뜨겁다. 얼음 서너 개를 넣은 정도의 따뜻함이 나에게 딱 적당하다.


서른에 접어드니 사랑과 사람도 뜨거운 관계 보다 따뜻한 관계 더 좋아졌다. 열정적 관계를 받쳐 줄 체력도 딸리거니와 뜨겁게 타오르는 것은 금새 차갑게 식어버린다는 것을 몸소 경험했기 때문이랄까. 그래서 따듯한 온기가 오래가는 관계를 찾게 된다. 예컨대 몇 년만에 만나더라도 당장 어제 만났던 것 처럼 일관성 있는 만남이라던지, 상대방을 특별히 챙겨주지 않아도 상대방으로부터 특별한 대우를 받지 못하더라도 서로 서운해하지 않고 이해해줄 수 있는 관계 같은 것 말이다.

나에게 서른즈음 그런 날이다. 뜨거움보단 따뜻함이 더 좋은 날.


사진 : 모던스탁

 https://instagram.com/moder_n.stock


글 : 어보경

https://instagram.com/hoony_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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