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의 성장통
마음의 성장이 멈추지 않는 한 성장통도 계속된다.
어린아이들은 성장하면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을 경험하는데, 이를 성장통이라고 통칭한다. 그런데 왜 나는 아직까지 성장통이 끝나지 않은 걸까. 서른다섯이 어린나이도 아닌데 말이다. 아마도 육체적인 성장은 끝났어도, 마음의 성장이 멈추지 않아서인걸까.
의학적으로 어린아이들의 성장통 발생 원인을 밝히지 못했다고 한다. 즉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성인의 성장통의 발생원인은 명확하다. 사랑과 인간관계, 직장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입고, 그 상처를 스스로 이겨내는 과정에서 통증이 발생한다. 다만, 서른의 성장통은 어린아이의 성장통보다 몇 십배, 몇 백배는 더 아프다는게 문제다.
그러나 서른의 성장통을 겪고 나면, 인간으로서 더욱 성숙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느낌이라기엔 확실한 사실인 것 같다). 딱히 ‘어른’을 정의하고 싶지는 않지만(정의를 할 수도 없겠지만), 자기 자신에게 벌어지는 일에 초연할 수 있는 사람을 어른이라고 한다면, 마음의 성장통을 겪은 사람은 확실히 한층 더 어른에 가까워진다.
성장통을 겪는 아이들은 우는 방법, 다른 놀이에 집중하는 방법들로 성장통을 이겨낸다. 마찬가지로 서른의 성장통을 이겨내는 방법도 가지가지다. 나에게 서른의 성장통을 이겨내는 방법은 두 손을 모으고 두 눈을 감은 뒤, 시간이 빨리 흐르길 기도하는 것이다. 나는 영원한건 없다고 믿는 회의주의자이므로, 현재의 고통 역시 시간이 지나고 나면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피라기 보다는 가만히 고통을 받아들이고, 빨리 지나가길 기도한다는 표현이 맞겠다.
아무튼 이놈의 성장통은 아마 죽을 때까지 나를 괴롭힐 것 같다. 삶은 성장의 연속이니까. 마음이 됐든, 몸이 됐든 말이다.
사진 : 모던스탁
https://instagram.com/moder_n.stock
글 : 어보경
https://instagram.com/hoony_g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