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어보경 Jun 21. 2023

더우면 지치기 마련

더우면 쉬어가도 돼. 우린 잠깐 쉬는거지 숨은게 아니니까.

본격적으로 여름이 찾아온다. 연일 최고 온도를 갱신하는 더위가 찾아왔다는 뉴스가 나오며, 열사병을 주의하라고 한다. 열사병은 과도한 고온 환경에 노출되거나 더운 환경에서 일을 하게 되면 신체의 열 발산이 제대로 되지 않아 고체온 상태가 되면서 발생하는 신체이상 증세를 말한다. 무력감, 어지러움으로 시작해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까지 하는 무서운 병이다.

인생을 계절로 볼 때 서른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중에 어디쯤 왔을까. 내 생각에 서른은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시점이 아닐까 싶다. 따뜻한 봄의 기운을 받고 무럭무럭 자라, 나의 힘으로 세상에 발을 내딛는 시기니까. 그렇다보니 온도의 변화를 주의해야 한다. 서른이 겪어야 할 세상은 생각보다 모질고 뜨거우니까.  때문에 서른의 여름은 물놀이를 기다리는 어린이의 여름과는 달라야한다. 우리는 차가운 바다가 아니라 무더운 빌딩숲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므로.


더운 날 너무 달리다보면 지치기 마련이다. 뜨거운 서른을 지내다 보면, 열정에 열정이 더해져, 우리 마음에도 열사병이 찾아올 때가 있다. 이제서야 말하지만 열사병 치료의 가장 중요한 방법은 바로 냉각요법이다. 열이 발생하는 환경에서 가능한 빨리, 멀리 떨어져야한다. 우리 마음에도 에어컨이나 선풍기가 있다면 매우 좋겠지만, 서른의 마음속에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품고 있기에는 너무 이른나이다.

에어컨이 흔하지 않던 시절 ‘가만히 있으면 시원해져’라는 어머니의 말씀을 기억하자. 마음의 열사병이 찾아와 머리가 어지럽고 메스꺼울땐 얼른 서늘한 그늘을 찾아 잠깐 쉬어가자. 불안감을 버리고 그늘 밑에 누워 머리를 식혀보자. 어지러움이 사라질 때쯤 다시 태양 앞에 나서면 된다. 우린 잠깐 쉬는거지 숨은게 아니니까.



사진 : 모던스탁

 https://instagram.com/moder_n.stock


글 : 어보경

https://instagram.com/hoony_go


이전 06화 선택하지 않아도 돼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