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혜림 Mar 30. 2023

38. 필로덴드론(셀렘) 고엘디

이름은 필로덴드론이지만 사실은 셀렘, 대형종이죠

집에서 180일(반 년) 이상 살아남은 식물의 돌봄에 대해 기록합니다.

기본정보

학명 / 소속 - 천남성과 / Thaumatophyllum spruceanum

유통명(키워드) - 필로덴드론 고엘디

자생지 - 중남미

관리/돌봄 방법

난이도 - 쉬움

빛 - 반음지

물주기 - 겉흙 3-4cm가 말랐을 때 관수 (표준)

흙배합 - 상토 50 : 배수용 알갱이(펄라이트 마사토 산야초 등…) 50

습도 - 높음 (70% 이상을 좋아하나, 40-50%의 습도도 견딤)

온도 - 10~30도

최저온도 - 10도

성장속도 - 약간 빠름

구매 정보

구매처 - 꽃나무팜 (온라인)

구매년월 - 2022년 10월

가격 - 9,000원(화분 별도)

분갈이 - 구매 직후 / 이후 1회 (2월)

2022년 10월 / 2023년 3월
현재는 우리집에서 세번째로 큰 부피를 자랑하고 있다.

주름치마 모양의 멋진 이파리를 가진 필로덴드론 고엘디는 코로나 시국을 불태웠다는 필로덴드론의 인기와 별로 상관없었다는 것 같다. 오히려 그 이전엔 노블셀렘이라는 이름으로 개업식 화분 등으로 유통되기도 했지만 요즘은 인기 없는 좀 마이너한 식물이라고. 하지만 식물 블로그나 유튜브를 찾아보다 보면 은근히 구석에 이 식물을 기르는 경우가 있었고 약간 특이한 듯한 잎의 모양과 시원시원하게 뻗어가는 줄기 모양이 나를 사로잡았다. 파는 데가 별로 없었을 뿐 비싸지도 않았고 먼 훗날 커지는 대형종일 뿐 자라기는 천천히 자란다는 정보에, 슬슬 자리걱정을 시작한 초보 가드너의 귀가 솔깃해졌다. 가격도 별로 안 비싼데 고민보다 GO 하는 것이 십덕의 자세 아니겠나.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겼다.

나는 분명히 소품을 주문했는데, 키가 30cm는 넘는 상당히 키가 큰 친구가 왔다. ”소품 재고가 없어 중품을 보내드립니다“ 라는 쪽지와 함께.

외모부터 화원 묵은둥이의 포스가 철철 넘치더니, 뿌리를 엎어보니 더 엄청났다.

필로덴드론류는 뿌리가 허접한 데 비해, 이 친구는 강건하고 큰 부피의 뿌리를 가졌다. 우리집에 온 직후와 더 커지고 난 뒤의 분갈이. 뿌리가 거의 내 새끼손가락 정도 굵기다.

그리고 모양은 얼마나 쩍벌이던지, 다이소에 파는 둥근 지지대로 겨우 모양을 고정해주었다. 아마 이 사진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나서 찍은 것일 듯.

처음에 이 식물이 천천히 자란다는 내용을 써주신 분은, 필로덴드론 중에서도 가장 빨리 자라는 마제스틱이나 베멜하 대비 천천히 자란다는 뜻이었을 것이라 짐작해본다. 심지어 \|/ 형태로 뻗어가며 자라기 때문에, 키에 비해서도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식물이었다. 그래서 어디 둬도 거치적거리다보니 자리를 여러 번 옮기다가, 봄이 되며 머리큰 중품이 모여있는 베란다 한 자리에 안착하게 되었다.

어디 가도 한 자리 어렵지 않게 차지하는 부피를 가지고 있다.

나중에 알게 되어 놀란 점은, 이 식물이 사실 이름과 달리 필로덴드론 속이 아니라 타우마토필럼 속, 즉 셀렘이 있는 거기 소속이라는 것이다.(노블셀렘이라는 초기 유통명의 선견지명이…? 당시엔 셀렘이 필로덴드론보다 유명했기 때문일 뿐이겠지만 아무튼.) 심지어 근년 들어 바뀌었다고…? 요즘은 식물 분류 소속 및 학명이 유전적인 정보 기반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학명이 참 많은 정보를 말해준다. 필로덴드론도 어지간히 빨리 크게 자라지만 주먹만한 모종이 1년만에 초대품이 된다는 셀렘에 비할 바는 아니다. 어쩐지 뿌리가… 뿌리가 어마어마하더라니… 그냥 인기가 없는 화원의 묵은둥이라서 그런 줄 알았건만. 식물이라는 건 놔두면 점점 커지다 보니, 내가 아무리 좋아해도 인기가 없어서 중고마켓에 내놔도 팔리지 않을 것 같으면 좀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그래도 셀렘이든 뭐든 내가 데리고 살아야지 어떡해.


결국, 5개월만에 이만큼 커졌고 18cm 화분도 터져나갈 지경이 되어 더 큰 화분에 분갈이를 했다. 식물 자체가 가진 색상이 좀 어두운 슬릿분 그린이랑 비슷해서, 못생겨질 걸 우려하여 토분 재질을 구현했다는 아트스톤이라는 비싼 플라스틱 화분에 새로 심어주었다.

지난달 초 분갈이를 해 주었을 때의 모습.

은근히 분갈이 몸살이 있었는지(이 시기 분갈이는 전부 흙에 문제가 있었는지 한두달쯤 모든 화분이 좀 앓긴했었다), 구멍이 부족한 타입의 화분이라 그랬는지 한동안 화분 흙이 마르질 않아 걱정이었다. 토분에 심을 걸 그랬나, 못생겨져도 슬릿분에 심을 걸 그랬나 엄청 고민했지만 잘 보니 줄기에 작게 매달린 새순이 점점 커지고 있어 살아는 있는 것 같다. 너, 인기가 없어서 죽으면 다시 구하기도 쉽지 않은 주제에!


하지만, 이 식물은 새순 나는 모양이 엄청 특이해서 귀엽다. 일단 다른 줄기에서 구부정한 모양으로 웅크린 상태의 새순이 나다가, 줄기까지 충분히 커져야 뿅 하고 펴진다.

이렇게 다른 줄기에서 구부정하게 잎이 말린 상태에서 새순이 시작된다.

매력에 비해 그동안은 좀 인기 및 인지도가 없었지만, 식덕들 사이에서 이 식물이 화제가 된 적이 딱 한 번 있었다. 올 초에 알보 몬스테라를 크게 키우는 것으로 유명한 몬스마스터님의 하우스형 상설 식물마켓이 과천에 열렸다. 이곳의 입구에 있는 초대형 고엘디 바리에가타가 몰려든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내곤 했던 것이다.

고엘디 바리에가타는 가끔 식물마켓에서 비싼 가격에 거래되곤 한다. 하지만 나는 우리집 노멀 고엘디가 좋다. 비록 무늬 변이는 없고 식물등에 탄 자국만 있을 지라도… 더 크면 어디다 둘 지 그게 제일 걱정이지만…. 일단 천천히 자라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변이 아니구요 빨리 자라셔서 식물등에 탄 겁니다.

필로덴드론 고엘디 근황

https://plantshower.xyz/view/107/116


매거진의 이전글 37. 필로덴드론 베멜하(스플렌디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