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난 분재
집에서 180일(반 년) 이상 살아남은 식물의 돌봄에 대해 기록합니다.
학명 / 소속 - 측백나무과 / Chamaecyparis obtusa (Siebold & Zucc.) Endl. leaf
유통명(키워드) - 청짜보, 짜보, 연산회
자생지 - 일본
난이도 - 쉬움
빛 - 반양지. 통상 열대관엽보다는 좀 더 밝은 곳에 두는 게 좋음.
물주기 - 표면의 적옥토가 말랐을 때 저면관수
습도 - 보통(40~70%)
온도 - 검색으론 안 나옴
최저온도 - -10도..?
성장속도 - 아아아…주 느림
구매처 - 일산 푸르다
구매년월 - 2022년 10월
가격 - 25,000원(화분 포함)
분갈이 - 없음
일산 푸르다는 드루이드 친구 집 근처에 있어 자주 갔던 화원이다. 여기 가면 작은 짜보 화분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왕 커지는 열대식물을 좋아하지 않는 비식덕 여러분들도 이 작은 침엽수는 귀엽다는 반응일 때가 많았다.(특히 남성 여러분에게 인기가 있는 듯?) 화분을 합해도 내 중지 정도 크기로, 크기가 작다보니 처음엔 좀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식물이 점점 집을 채워가도 십덕후의 수집욕은 줄지 않았기에 흠 얘도 하나 들여볼까, 이런 식으로 꽤 자연스레 스며들고 말았다.
청짜보, 이러면 이름이 좀 낯설지만 편백나무라고 하면 낯설지 않다. 목재로 만들어진 큰 욕조 앞에 ‘히노키탕’이라는 간판이 있는 온천탕, 또는 일반 목욕탕에 들어가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 히노키ひのき檜木(회목)가 편백나무고 일본산 편백의 작게 자라는 왜성종을 짜보チャボ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짜보라는 것은 원래 일본에서 에도시대에 네덜란드선을 통해 수입하여 왜성종으로 개량한 작은 닭이라고 한다. 또 이 닭의 원종이 베트남산 소형 품종이었고, 당시 일본인이 베트남을 짜보라고 불렀기 때문에 짜보가 되었다고 한다.
아무튼 원예품종에서 “짜보”는 작고 땅딸막한 식물을 부르는 일반명사가 된 모양이다. 고사리 이름에도 짜보라는 말이 붙는 경우가 있다거나 하는 식이다. 한국의 원예를 파다보면 어르신 장르일 수록(…) 일본의 영향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제법 있는데, 특히 분재 장르나 하월시아가 그런 것 같다. 분재는 특히 원래 큰 나무를 작게 기르는 장르이고, 일본에서 성행했기 때문에 더 그렇다. 에도시대에 베트남이라는 뜻이었던 단어를 땅딸막한 식물을 뜻하는 말로 쓰고 있다니 언어란 정말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
저면관수를 해주면 물을 꿀떡꿀떡 잘 마시는 데 비해 자라기는 자라나 의심스럽지만 굉장히 천천히 자라긴 한다. 끝에 손톱만하게 보이는 연둣빛의 그 무언가가 이 식물 나름대로 성장하고 있는 흔적이다. 늘 그 자리에 같은 모습으로 있어주고, 가까운 곳에서 자생하기도 하는 식물이기에 사시사철 베란다에 있어도 무방하다. 작은 사이즈로 고목의 아름다움을 뽐낸다는 분재미에는 좀 더 나이가 들어야 빠질까? 도 싶지만 모든 것이 변하는 공간에서 늘 푸른 작은 나무가 하나쯤 포인트로 있는 것도 좋지 아니한가.
+) 청짜보의 식재 및 관리법에 대해서는 유튜브 채널 그랜트의 감성과 푸르다가 콜라보한 이 영상에 잘 나와있다. https://youtu.be/g8q2EtktwoY 나는 아마… 한동안 웬만해서는 그냥 기본 상태를 유지할 것 같지만…(그러려고 분재를 들이는 것이 아니냐묘…)
https://plantshower.xyz/view/122/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