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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림 Feb 26. 2024

호접란 기르는 방법 및 분갈이 방법

혼돈의… 어르신 취미에 입문하는 방법

또 호더처럼 갑자기 5종이나 들인 서양란 중 호접란이 세 개체나 되기 때문에… 일단 산 다음 키우는 방법을 검색하는 센스.


관엽식물과 달리 난초는 기본적으로 어르신 취미다. 뭐랄까 우롱차와 보이차 정도의 연령 차이가 있다. 이쪽 어르신들은 블로그 같은 텍스트 매체보다는 유튜브 같은 영상 매체를 많이 사용하시는 것 같다. 판매도 유튜브에 영상을 올린 다음 전화나 문자로 하는 곳이 많고, 기르는 정보도 유튜브 영상으로 올리는 곳이 많다. 성질 급한 젊은이 숨 넘어가구요…. 결국은 정신차리면 2배속으로 돌려보고 있다. 그리고 관엽식물보다 각자의 경험 편차도 크다. 어떤 사람은 사와서 분갈이를 하지 말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걍 분갈이를 하래. 아~~~ 어쩌란 말이냐 트위스트 추면서다.


일단 내가 얻은 정보에서 공통적인 부분을 뽑아보면 다음과 같다.

소속/학명 - 난초과 / Phalaenopsis

유통명(키워드) - 원예용은 호접란. 원종은 팔레놉시스라는 학명으로 유통되는 경우가 많았다.

자생지 - 동남아시아, 중국 남부 등

광량 - 반음지. 그래도 베란다나 창가 바로 앞 정도의 광량을 요구하는 편

생육온도 - 15~28도

최저온도 - 10도

개화조건 - 10도 이상의 일교차

호접란은 일반 관엽식물과 달리 속이 투명한 비닐 화분에 수태에 식재된 상태로 판매된다.

요런… 느낌적인 느낌

그래서 집에 그냥 두면 꽃대가 무겁고 화분은 가벼워 기우뚱 휘청하기 일쑤다. 보통 파시는 분들은 “웬만하면 분갈이하지 마세요” 그러고 집에서 키우시는 분들은 “웬만하면 분갈이하세요” 한다. 다들 나름의 근거가 있는데, 분갈이를 하지 말라는 쪽은 대부분 분이 만들어진 지 6개월 안쪽이니 스트레스 안 받기 위해서는 안 하는 게 좋다고 하고, 하라는 쪽은 까보면 안쪽에 물러터진 뿌리가 있다는 것이다. 나도 꽃이 핀 상태의… 약간 예민한 식물에 괜히 손대고 싶지 않아서 빈 토분에 이 비닐팟을 넣어 관리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날 반려인이 화분을 떨어뜨려 꽃대 70%가 뿌개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래서 하나 더 사와서 합쳐 심으면… 감쪽같이 수습이 가능하다는 식물 호더적인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난초가 아무리 예민하다지만 비닐 안쪽의 뿌리들을 보니 안스리움 원종들보다는 튼튼한 것 같아서 분갈이 + 합쳐심기를 감행하게 되었다.

일단 꽃대가 뿌개진 호접란과 안 뿌개진 호접란의 비닐포트를 벗기고 식재를 나름 분리한 다음 적당히 하나로 보이도록 합쳐주었다.


식재 형태도 좀 갈리는데 파시는 분들은 보습을 신경쓰라고 하시고 집에서 키우시는 분들은 과습을 신경쓰라고 하신다. 홈가드너파는 통풍이 잘 되는 토분에 수태로 식재를 하거나 아예 부작을 권하는 편이라, 이 부분은 홈가드너파를 따르기로 했다.(어차피 집에 토분밖에 없음) 비닐 두 포트(두 촉)에 17호 토분을 사용했다.

1. 일단 토분에 깔망을 깔고 물에 불린 수태를 짜서 대.. 충 눌러 깐다.(한주먹 정도)

2. 대충 일반 관엽보다 좀 빡빡한 느낌으로 토분에 난초 뿌리를 자리잡는다. 둘레가 1cm 미만으로 남는 게 좋다. 이 때 뿌리 위쪽으로 난 공중뿌리들도 다 수납해서 넣어준다.

3. 1cm정도 남는 둘레에 꽉 짠 수태를 너무 꼼꼼하고 빡빡하지는 않게… 대충만 약간 힘을 줘서 눌러 담는다.

4. 위쪽에도 꽉 짠 수태를 적당히 눌러서 둘러준다.


물주기도 좀 촉촉할 때 하라는 사람, 위쪽 수태가 완전 빠짝 마르고 3일 있다가 주라는 사람…. 쪼로록 위에서 조금만 주라는 사람… 저면관수를 하라는 사람…. 아….. 아무튼 토분이나 부작을 선택하면 수태가 금방금방 바짝 마른다. 공중습도에 따라 다르지만 겨울 실내에서는 늦어도 2-3일 간격으로는 바짝 마르는 것 같다. 비닐 포트에 있는 건 10일이 지나도 바짝은 마르지 않는다. 그래서 맨 아래 화분구멍쯤 있는 수태가 축축이 아니라 약간 수분을 머금고 있는 뽀송한 상태로 말랐을 때, 이때 화분 위쪽으로 올라온 뿌리도 살짝 색깔이 하얘지는데 그 때 물을 주면 7-14일 간격으로 물을 주게 된다. 내 생각에는 그냥 관엽처럼 대충 줘도 상관은 없는 듯. 사진의 저 실한 뿌리들… 안스리움같은 예민이들이 절대 아니다. 화분 속까지 물이 스며들게만 하면 되는데, 분갈이를 새로 하지 않았을 경우 수태나 피트모스들은 너무 오래되면 굳어서 잘 안쪽까지 스며들지 않는 때도 있기 때문에 천천히 조금씩 물을 준다던가 물에 아예 5분쯤 퐁당 담가라 뭐 이런 식으로 알려주는 것 같다. 여기까지 결론을 내리는데 난초 관련 영상을 최소 2시간동안… 2배속으로 시청했음을 밝힌다. 성질급한 젊은이 숨넘어갈 듯 피곤해… 그리고 꽃이 폈을 때는 기본적으로 좀 너무 안 마르는 게 좋지 않나 하는(관엽식물에 꽃을 많이 피우곤 했던) 개인적인 의견도 좀 포함되어 있다.


참고로 카틀레야나 덴드로비움보다는 호접란이 건조에 덜 강하다는 건 공통 의견인 것 같다. 그리고 카틀레야나 덴드로비움 같은 경우는 대부분 분갈이-부작이 권유되고 있었다.


아무튼 대충 이런 식으로 한 달을 보내보니 꽃을 덜 피운 상태로 사온 아이들이 꽃을 활짝 피우는 데까지는 문제가 없어 기록을 남겨본다.


난초 파는 유튜브 채널

이원 난농원 https://youtube.com/@nanarayo?si=LpjBOrgNBF4vd0bR

원종을 주로 파는 전문 난 농원 중 가장 온라인 구매 시스템을 잘 갖춘 곳이다. 온라인몰도 있는데 거의 모든 품목을 등록해두어 카달로그처럼 쫙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같은 품목일 경우 최신 “난팔아요” 영상이 좀 더 저렴한 경우가 있었다.

이원 난농원 온라인몰

https://m.leewonnan.com/

자력으로 꽃을 올릴 수 없는 우리같은 초보는 꽃대가 있는지 없는지가 중요한데 그 부분을 정확하게 표시해주고, 식물 상태, 포장 상태도 정말 완벽했다.

그 외 유튜브 채널에서는 갖가지 난초 키우는 법, 분갈이 하는 법에 대해서도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식물식당 https://youtube.com/@user-ue9md7sn1m?si=WFInwXvEAGNgJst4

여기는 초보자가 기르기 쉬운 원예용 호접란 위주로 판매하는 곳인데, 오프라인 장사가 메인인 것 같은 주인장께서 나름의 생각이 있으셔서인지 가격 비공개 / 전화주문만 받고 있다. 그래도 시장을 다녀보니 원예용 개량 호접란의 경우 3만원 넘는 걸 별로 못봐서 한포트당 1만원에서 3만원 사이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정성스럽게 고화질로 찍기 때문에 보는 것만으로 도움이 되었다.


아직 이원 난농원 이외 난초를 온라인 구매해본 적이 별로 없어 어디가 좋다고 말하기는 좀 어렵지만(아무래도 꽃이 택배로 오면 망가지기 쉽다) 판매자 분들도 어르신들이 많아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보다는 심폴의 동서양란 코너에 조금 더 물량 구색이 많고, 구매 후기도 많은 편이다. 아직 알쏭달쏭하고 신기한 어르신 취미의 세계이다. 시간이 지나면 나도 드라마 속 회장님처럼 난초잎을 닦고 있으려나…. 생각해 본다. 현실은 그냥 물때낀 상태로 냅두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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