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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림 Nov 10. 2021

타오바오에서 다기 구매하기(3) - 고급 개완 구매

광군제를 맞이하여 새 마지노선을 국가가 허락한 150달러로 조정해보았다

3년 전만 해도 개완을 쥐면 앗뜨거 소리만 지르던 나지만, 올해 들어서는 장비병 환자답게도 개완 수가 엄청나게 많이 늘고 말았다. 일단 우롱차를 우리는 데 쓰는 작은 개완이 네 개, 녹차를 우리는 175ml 복숭아무늬 납작개완이 하나, 그림 감상만 하는 180ml짜리 청화개완이 하나, 우여곡절 끝에 용산당에서 산 150ml짜리 개완이 하나 있으니 이제 대충 어떤 차를 어떤 용량으로 우려도 그럭저럭 괜찮은 구색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타오바오 경덕진 자기들의 가성비에 백퍼센트 만족하고 이쯤 사면 됐지 하던 시점에, 이제까지 지식을 많이 나누어주셨던 이소님이 더 좋은 자기도 많으니까 눈을 올려보라는 조언과 함께 어떤 브랜드 이름을 알려주셨다. 원래 미술관과 박물관에서 도자기 보는 데 환장하던 나는 또 이세계에 빠져들고 마는데….

처음에는 특정 브랜드 위주로 돌아보았으나, 사실 명품 편집샵이 프라다 옆에 입생로랑인 것처럼 다구 세계도 비슷해서 그 브랜드를 파는 가게는 비슷한 가격과 다른 개성을 가진 고가 브랜드 여러 개를 파는 경우들이 있었다. 또 하나를 입력하면 연관 검색어를 줄 때도 있었다. 나야 언어를 모르니 브랜드나 장인의 스토리는 모르고 어떤 조형적 특징과 가격대가 있다고만 대충 추측만 해 볼 수 있을 뿐이었다.

눈팅은 즐거웠지만 일단 전혀 살 만한 가격의 제품이 아닌 경우가 많았다. 150$ 이상 관세 규정이 아니더라도 나 자신의 금전 감각적으로, 깨질 만한 생활 도구가 20-30만원 이상 넘어가면 좀 불안해하는 편이다. 사실 타오바오에서 산 찻잔 중에서도 벌써 하나 깨먹은 게 있다. 얼마나 계란 껍질처럼 얇은지 메꾸기도 어렵게 깨져서… 한국 돈으로 2만원짜리였지만 눈물이 났다고 한다…. 하지만 새 세계의 아름다운 제품들은 얼추 1000위안부터 시작했고 한국인은 950위안이 넘으면 관세를 내야만 한다. 그릇 제품들은 얼추 8% 정도를 내는데 자사호 1호(1200위안)를 샀을 때는 4만 몇천원 정도를 추가로 냈었다.


그래서 11월 11일에 한다는 한국인도 다 아는 그 광군제(쌍십절)에서 좀 관세를 내더라도 살 만한 고급 개완을 득템해보고자 하는 계획을 세웠으나, 고가의 제품을 살 만한 의욕이 안 생기는 사정이 생기고 말았다. 그래서 적당히 관세를 좀 넘는 가격의 다구를 세일해서 관세 아래로 살 수 있게끔 하는 정도를 목표로 잡고 고르게 되었다. 그정도만 돼도 지금까지 갖고 있던 것보다는 한두 레벨 올라간 미감의 제품을 살 수 있으니까.


아직 11월 11일이 몇 시간 남았지만 벌써 화면부터 난리났다. 타오바오 첫 화면은 진짜 최적화가 잘되어 있어 세일 품목조차 내가 봤던 것 기준으로 보여준다.


광군제는 11월 1일부터 시작이다

11월 1일-3일까지 대부분의 쇼핑몰에서 물품 가격 200위안당 20위안을 차감해주는 1차 세일 기간이 있고, 11일 당일이 2차 세일 기간이다. 광군제가 아니라도 타오바오 세일은 늘 몇백위안당 몇십위안 할인되는 식으로 진행되는데, 프로모션 해당하는 스토어끼리 교차 할인이 되기 때문에 꽤 쏠쏠하다.


그래도 광군제.. 워낙 큰 이벤트라 그런지 이전 세일들과는 달리 중간중간 이벤트를 해서 가게 재량으로 좀 싸게 팔기도 했다. 아무래도 15억국 전역에서 온데 배송을 나가면 정말 빡셀 것 같으니, 물류 배분 차원인 것 같기도 하다.

파파고 이미지 번역을 돌려본 결과, 11월 11일 가격을 보장할테니 물류대란 나기전에 빨리 주문하라는 내용이었다

나머지 복권을 뿌리는 이벤트도 있는 모양인데 외국인이 쓸만한 인터페이스가 전혀 아니라서 포기했다. 대기업 양산품일수록 할인폭이 크고, 다기같은 고급 공예품을 취급하는 곳은 아무래도 그렇게까지 싼 느낌은 아니다.


그래도 얼레벌레 가게마다 걸려있는 1000위안 이상 사면 얼마 할인! 과 결합하니 그럭저럭 1100위안짜리 개완을 900위안으로 할인해서 살 수 있었다. 200위안이면 얼추 3.5만원 정도인데, 여기서 관세가 더 아껴진다고 보면 된다.(940위안을 넘어가면 관세를 추가로 내야 한다.)


찻잔이든 개완이든 하나당 150달러를 우습게 위협하게 됐으므로 관세와 배송비를 고려해 잘 쪼개서 사야 한다. 찻잔은 가벼워서 배송비가 1-2만원으로 끝나고 관세는 4만원부터 시작이므로 대부분 150달러 단위로 끊어서 사는 게 낫다. 그래서 개완 하나와 잔 하나를 광군제 가격으로 쪼개서 사고 11일에 하나 더 살말 궁리하고 있다.


가끔은 낯선 물건들을 기다리는 일 자체가 마음을 기쁘게 한다. 이렇게 도자기들을 직접 구매하다 보면, 신안 해저선에 가득 들어있던 중국 도자기들을 주문해 기다리던 조선인들도 그런 마음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영 즐겁지 않은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21세기 조선인의 마음으로 기분전환을 해 본다. 그리고 올해 쇼핑은 11월 세일기간 이후로 마감하는 것으로….


11월 11일 차 세일

내가 주로 마시는 브랜드들에도 11월 11일을 맞이하여 모두 세일 스케쥴이 떴다. 올해는 차를 하도 많이 쟁여 예년처럼 많이 살 것 같진 않지만 나열은 해본다.


정산당 (일부 품목) https://lapsangstore.com/collections/black-friday-sale - ​벌써 블프 세일이 열렸는데 작년만큼 많이 하는  같진 않다. 대표 상품인 금준미도 세일을 하지만, 한국 사람들한테 인기있는 가루홍차랑 샘플  세트가 엄청 싸다. 이럴  알았음 지난번에 사재기하지   하며 이불 속에서 울며 구르고 있다. 나는 이제 샘플을 많이 마셔서 비싼  통으로 사야 하는데ㅔㅔㅔㅔㅔ….


왕덕전 (전 품목) - 11월 5일부터 14일까지 일괄적으로 15% 세일을 하고 있다. 작년엔 11이라고 11% 하더니? 10월에 비슷한 프로모션을 타서 좀 샀기 때문에 더는 안 살 것 같다. 앱으로 사면 11월 11일 당일엔 20% 할인을 해주는 이벤트도 있다. 대만은 늘 15% 할인이면 85%의 가격으로 살 수 있다는 식으로 표기하는 게 재미있다. 여긴 6월 18일 세일로 대우령 30% 했던 게 최대치인 듯.


그리고.. twg가 메일로 보내온 주접을 보시라 ㅋㅋ

https://blaster-service.memgate.com/blasterhost/10279628-4750-48a7-8566-b9f6e053ead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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