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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림 Nov 21. 2022

식물생활 참고서적 및 자료

식테크 열풍이 지나간 그 자리

뭐든 새로운 것을 혼자 배우려면, 책이나 인터넷 자료를 뒤지게 된다. 한 반 년쯤 뒤져본 결과, 실내식물을 키우는 취미 식집사 생태계는 원예 전문가가 아닌 개인 인플루언서 위주로 돌아가는 것 같다는 인상이다. 식물을 아주 많이 키우는 과정을 유튜브나 블로그 같은 매체로 알리고, 경험에 의해 쌓인 컨텐츠와 매체로 생긴 유명세를 모아 책을 내고 강의를 가거나 식물 및 부자재를 팔아 수입을 얻거나 하는 식이다.


그래서 책을 봐야 딱 정리가 되는 옛날 사람 성미에 맞지 않게 유튜브를 많이 봐야 했다. 다행히 남이 기른 식물을 보는 건 즐거운 일이었지만, 몇십 개 정도 돌보는 것도 내 체력으로는 죽을 것 같은데 다들 어떻게 200개, 300개씩 기르는 걸까…? 그리고 왜 현재는 다들 업로드 주기가 뜸하거나 다들 새 영상을 올리지 않는 걸까…? 거기엔 코로나 대유행 이후로 시작된 식테크 열풍이 있다.


식테크?

식테크란 재테크에서 온 말로, 희귀식물을 길러서 가지나 잎을 잘라 번식해 팔아 수익을 얻는 행위다. 실내에서 기르는 식물들은 거의 열대 지역이 자생지인 수입식물인데, 2020년 즈음부터 수요가 폭발하는 데 비해 “바나나뿌리선충”이라는 해충 문제때문에 인기 많은 품종들이 수입 금지되면서 공급이 적어 필로덴드론, 몬스테라 류 식물들이 몇십, 몇백 만원을 호가하는 가격이거나, 그조차 구하기 어렵던 시절이 있었다. 이 식물들은 말 그대로 “희귀식물” 대접을 받았고, 갖고 있는 사람들도 커뮤니티에 자랑하면 관심 자원과 돈을 쏠쏠히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실내식물들의 가격은 주식 시장처럼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데, 수입제한이 풀리고 농가에서 수익성이 좋은 식물들을 개인들보다 전문적으로 재배하게 되면서 올해 봄 이후로는 더 이상 희귀하지도 비싸지도 않게 되었다. 따라서 식테크를 노리고 실내식물 키우기를 시작한 사람들에게 경제적, 정신적 타격이 오게 되었고 식물 키우기에 동반되는 상당한 노동 및 시간 투입을 하기가 어려워졌을 거라고 예상하고 있다. 열대식물들은 특히 너무 잘 자라기 때문에 2년쯤 지나면 집 안 공간차지도 어마무시했을 건데 비싼 값에 팔 데가 없어졌으니…


그런 이유로, 유튜브와 블로그를 통해 지금 집에서 키우는 만원, 이만원짜리 식물을 이십 몇만원에 샀다던가… 하는 기록들을 쏠쏠히 볼 수 있고, 식물을 많이 키우는 사람들은 식물을 어떤 방식으로 돌보는 지 많이 참고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유튜브 위주의 식물 컨텐츠 소개가 될 것 같다.(실제로도 유튜브를 가장 많이 보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부터 시작하는 게 도움이 된다

특정 분야의 대중 지식 시장이 개인 인플루언서 위주로 구성되어 있을 경우 각자의 경험이 다르기에 여러 가지의 의견과 설을 교차검증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른다. 하지만 하다못해 식물 애호가들의 책이라도 분산된 형식의 유튜브나 블로그를 보는 것보다는 신경써서 정리한 책으로 읽는 게 더 편하고 도움이 되는 점이 있었다. 내가 읽고 도움이 되었던 책들을 나열해보고자 한다.


실내 식물 도감 / 영국 왕립 원예협회

http://aladin.kr/p/cysNz 

개인적으로 가장 도움을 많이 받은 책이다. 전문성에 기반한 정확하고 체계화된 정보, 전문 사진가가 찍은 아름다운 사진, 내가 키우는 관엽식물이 어떤 모양의 꽃을 피우는지가 총망라되어있다. 특히 175종에 달하는 실내 식물 프로파일이 유용하다. 다만 번역의 품질이 높지 않고 국내 실정에 맞지 않는 내용도 있는 점은 약간 아쉽다.


식물이 아프면 찾아오세요 / 독일카씨

http://aladin.kr/p/1yUqQ 

20만 구독자가 넘는 유튜브 인플루언서 독일카씨님의 책이다. 이 책의 미덕은 분갈이나 식물에게 어떤 처치를 해주는 사진이 스텝바이스텝으로 전부 찍혀있고, 유행을 타는 식물과 스테디한 식믈을 모두 다루고 있다는 점, 그리고 qr코드로 책 내용과 관련된 자신의 영상으로 바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퇴근하고 식물집사 / 대릴 쳉

http://aladin.kr/p/9PNSd 

실내에서 식물 키우기의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플랜테리어가 유행하면서 사람이 놓고 싶은 애매하고 어두운 데 식물을 짱박아놓고 식물을 천천히 죽이는 트렌드가 생겼음을 지적한다. 그리고 식물의 생장을 위해서는 특히 빛을 신경써야 하고, 식물에게 적절한 빛이 어느 정도인지, 측정은 어떻게 하는 지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한편 트렌드에 맞춰 각 식물마다 ‘생존에 필요한 돌봄’ ‘생장을 위한 돌봄’을 분리해 설명하기도.


유튜브 선배님들 덕분에 방구석에서 많이 배웁니다

초보식물남자

https://youtube.com/@indoor_plants 

식물 초보가 식물을 기르면서 생기는 온갖 우당탕탕 문제들에 대한 대부분의 상황을 다루고 있다. 식물 키우기를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것으로 묘사하는 다른 컨텐츠와 달리 이쪽은 그야말로 날것이다. 죽이고, 집안이 엉망진창이 되고, 동거 가족에게 구박을 받는 모습까지…

비싼 희귀식물보다 우리집에서 잘 자라는 키우기 쉬운 식물이 최고라는 진리를 전파하지만(특히 스킨답서스) 영상을 여러 개 자주 보다 보면 은근 비싼 식물들이 막 구석에 아무렇게나 짱박혀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또한 특이한 말투와 언어 선택이 은근 재미있다.


추천영상

이상한 짓 하면 식물 다 죽어요

https://youtu.be/4H8FfhNgYIs 

식물 물주는 방법

https://youtu.be/uq_Ibx89hB4 


그랜트의 감성

https://youtube.com/c/grantparkgamsung

주인장이 트렌드와 상관없는 진정성 넘치는 식물광인이라 아직도 꾸준한 업로드를 유지하는 중인 채널이다.(ytn 뉴스에도 출연하심)도대체 저 많은 식물은 어떻게 키우는지 의문이다. 이 채널을 구독하다보면 수없이 많은 식물의 학명을 알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몰입할 때는 말이 빨라지는 게 너무 십덕후 그 자체인 것….


추천영상

식물 노란 잎 유형별 비교

https://youtu.be/bunbaNqyPD4 

칼라데아 키우는 법

https://youtu.be/hNMVgrJZJ0M 


식물집사 독일카씨

https://youtube.com/channel/UCdyEK5ImzxZl0Bbnqwq-MzQ

이 글을 쓰는 현재 구독자 수가 가장 많은(20만) 식물 채널로 굉장한 덕력과 꾸준한 업로드는 물론 컨텐츠수, 라이브 방송을 통한 잦은 시청자와의 소통을 자랑하고 있다. 그리고 파워 동굴 목소리까지…. 본업은 피아니스트라 피아노 치는 영상도 가끔 올라온다. 특정 영상이 절묘하다! 라기보다도 모든 식물에 대한 거의 모든 케이스가 있어서 결국은 컨텐츠를 접하게 되는 그런 스타일이랄까? 식물들에 거의 얹혀 살다가 최근에 별도의 온실을 차려버린 데다, 정원도 따로 가지고 있는 풀스탯 식덕력엔 결국 놀라게 된다. 이 채널에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건 랜선식물쇼핑 컨텐츠이다.


추천 영상 - 랜선식물쇼핑 시리즈

남사 에르베플라워아울렛

https://youtu.be/5dVYUK3_Gy4 

남사 펠리체가든

https://youtu.be/wQ1Q9d1uD-8 

남사 예삐플라워아울렛

https://youtu.be/njxJ4VMpQg8 


가든킹

https://youtube.com/@gardenking_jun 

유튜버 중 유일한 업계(?)인인 것 같다. 큰 온실에서 돈 되는 식물 위주로 키우고 집에서는 식물에서 벗어나 휴식을 하신다고. 촬영과 편집을 담당하는 여자친구분의 적절한 센스가 좋다. 아무래도 업계인이다보니 집에서 키우는 취미인들과 약간 컨텐츠 결이 다른데(온갖 뽀록 아이템(???)을 많이 사용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던지…) 내 경우엔 특히 농약에 대해 알려주는 컨텐츠가 유용했다.

https://youtu.be/ws8ZyOh5GIs 


전통의 네이버 블로그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들

역시 생활-경험에 의한 정보는 네이버 블로그가 많아서, 다른 분야에 비해 노골적 광고 포스팅도 적은 편이라 많은 다른 사람들의 경험을 건질 수 있다. 그 중 인상적이었던 블로그들을 소개해 본다.


아보리엄 https://blog.naver.com/rotui

내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의 TMI... 이 식물의 계보가 어떻게 되고 이름은 어떻게 지어졌으며 최초의 발명자는 어떤 사람이었고! 자생지에서는 어떻게 자라는데 원예품종으로는 어떻게 개발되었고...! 같은 썰들이 재미있게 풀려있다. 주로 영어권 검색을 하신 뒤 잘 검증해 재미있게 이야기를 조합하는 것 같다. 


우리 강산 프로개 프로개 https://blog.naver.com/professionaldog

일일이 다 써보고 비교해야 직성이 풀리는 프로개님의 블로그. 전문적인 지식도 많이 다루고 있다. 특히 흙 https://blog.naver.com/professionaldog/222778499504 과 비료 https://blog.naver.com/professionaldog/222414022766, 농약 https://blog.naver.com/professionaldog/222378914431 을 선택하는 데 도움을 많이 받았다.


동향집 가드너, 폴라그린 https://blog.naver.com/phola_green

나랑 환경이 비슷한(...) 아파트 베란다에서 식물을 케어하는 생활형 식집사님의 블로그. 트렌디한 관엽식물 키우기 위주로 다루고 있고, 공지로 박아둔 팁이나 Q&A 내용이 도움이 많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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