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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림 Feb 11. 2023

20. 칼라데아 무사이카 네트워크

자유분방과 기다림의 미학을 알려준 너

집에서 180일(반 년) 이상 살아남은 식물의 돌봄에 대해 기록합니다.

기본정보

학명 / 소속 - 마란타과 / Goeppertia kegeljanii

유통명(키워드) - 칼라데아 (무사이카) 네트워크

자생지 - 중남미, 브라질 열대우림


관리/돌봄 방법

난이도 - 약간 어려움 (인위적 습도조절 필요, 최소 60% 넘는 환경이어야 잎이 타거나 말리지 않음. 응애 및 환경변화 적응 유의)

빛 - 반음지. 창가 중 빛이 좀 덜 드는 그늘에 두어도 잘 자람.

물주기 - 흙의 1/3 지점이 말랐을 때 물이 화분 바깥으로 흘러나올 정도로 관수

흙배합 - 상토 50 : 배수용 알갱이(펄라이트 마사토 산야초 등…) 50

습도 - 높음 (70% 이상)

온도 - 16~25도 (39도에서도 별 이상 없었음)

최저온도 - 15도

성장속도 - 약간 느림


구매 정보

구매처 - 청구원 (온라인 구매)

구매년월 - 2022년 8월

가격 - 12,000원(화분 별도)

분갈이 - 구매 후 직접 / 이후 1회 흙갈이만

2022년 8월 / 2023년 2월

잎에 픽셀처럼 그려진 격자무늬가 인상적인 칼라데아 무사이카 네트워크는, 사실 일산 농협에서 처음 보고 데려오고 싶었다. 하지만 이것마저 사면 식물이 20개가 넘어간다는 심리적 압박이 있었고 이 식물에 대한 정보가 워낙 없어서 후회할까 하는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막상 집에 와보니 의외로 이 당시엔 파는 데가… 없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오나타나 마코야나, 퓨전화이트, 오르비폴리아, 멀티칼라 같은 누가 봐도 예쁘거나 튼튼한 애들 말고 좀 마이너한 칼라데아는 비싸지도 않으면서 한번에 우르르 풀리고 그 시기 말고는 구하기 어려울 때가 많았다. 그래서 보이는 대로 다 사다보니 칼라데아 광인이 되고 마는데…

응애를 보겠답시고 산 10x 렌즈로 뒷면을 찍어보았다. 뒷면도 제법 오묘한 양각 패턴을 갖고 있다.

며칠 뒤 희귀식물을 파는 것으로 유명한 청구원이라는 곳에서 이 식물이 올라왔다. 소싯적 픽셀로 점도 좀 찍어봤다는 사람이 픽셀 무늬를 지나칠 수 없겠죠? 하지만 배송된 식물은 내가 처음에 봤던 꽃다발 모양의 식물이 아니었다. 대신에 키가 멀뚱하게 컸지만 상품사진보다 크고 잎 장수도 많고 딱히 이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걸 뭐라고 해야 할지… 하지만 생명을 샀으니 그 선택엔 책임을 져야 할 터였다.

일산에서 봤던 건 이런 느낌이었는데… (출처 : https://www.happyhouseplants.uk/) 약간 기억 속의 미화가 있겠지만서도.

화분을 엎어보니 뿌리도 튼실하고 괜찮아서 어떻게 되겠지, 했는데 점점 이 길다란 줄기가 사방으로 쩍벌어지기만 하고 한 두어달쯤 새순이 나지 않았다. 뭐 적응하느라 그러겠지 하고 걍 냅두었다.


새순이 두어개쯤 났을 무렵 다른 칼라데아들이 화분구멍으로 뿌리가 탈출하기 시작했다. 최초에 뿌리가장 크고 실했기 때문에 이 녀석도 엎어보았으나 놀랍게도 뿌리가 거의 자라지 않았다. 놀라지 말라고 새 흙을 좀 섞어 같은 화분에 심어주었으나 이 때부터 또 두 달쯤 얼음… 잎도 잘 타지 않고 무던한 종류라는 평과 달리 뿌리가 좀 예민한 듯 했다. 물론 우리집에 있는 개체만 그럴 수도 있겠지만.

자유분방한 수형의 절정을 찍었을 무렵.
누가 칼라데아 아니랄까봐 잎끝도 탄다.

잎이 참 튼실하게만 생겨놓고 끝이 안 타는 것도 아니고, 심지어 뿌리도 예민한 우리집 네트워크는 줄기만 사방으로 길게 뻗는 자유분방함을 가졌다. 웃자람인가 생각도 해봤지만 빛이 제일 좋은 곳에 둘때부터 그랬던 걸 보면 그냥 얘 성격이 좀 그런가 싶다. 심지어는 처음 잎이 날 때부터 원형탈모…? 가 온 경우도 있어서 뭔가 병인가 했지만 그것도 아니다.

이 잎은 새잎일 때부터 원형탈모가 있었다. 최근 나는 잎들은 작지만 깨끗한 편이다.

결국 처음에 내가 좋다고 들였던 어떤 이상향하고는 전혀 다른 모습이 되었지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기로 했다. 겨울이 지나며 길게 웃자란 잎은 점점 노랗게 하엽이 지고 느리게나마 새 잎으로 교체되고 있다. 새 잎이 하나 날 때마다 참을 수 없이 누래진 잎을 하나씩 잘라주고 있는 수동 활동에 가깝긴 하다. 못생겨도 좋으니 건강하면 됐지 뭐.

칼라데아 치고는 신엽에 인색하지만 반들반들해서 참 예쁘다.

칼라데아 무사이카 네트워크 근황

https://plantshower.xyz/view/9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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