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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콩달콩대디 Jul 01. 2024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 늘리기

모든 아빠는 아이와 좋은 관계가 형성되기를 원하고 아이를 통해 행복을 느끼기를 바란다. 아이, 특히 영유아 시기의 아이와의 관계에서 그러한 바람의 실현여부는 전적으로 아이와 얼마나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는지에 비례한다고 얘기할 수 있다.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을 통해 아빠는 아이가 주는 행복을 느낌과 동시에 아이와의 애착 관계를 형성하고 아이에 대한 이해 또한 높일 수 있다. 또한 아이는 아빠와 함께 하는 시간을 통해 사회성을 기르고 정서적 안정감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아빠와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내는지는 아이와 아빠 모두의 행복을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떤 글에서 하루에 15분이라도 진심을 다해 아이와 놀아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는데 글쓴이는 아마도 15분이라는 절대적인 시간의 양이 아닌 아이에 집중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일 진심을 다해 놀아준다면 하루에 15분이라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생각은 틀렸다고 얘기하고 싶다. 아무리 집중해서 시간을 같이 보낸다고 하더라도 하루에 15분으로 아이와의 좋은 애착관계를 형성하고 아이가 좋아하는 아빠가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아이는 매우 단순하고 직관적이기 때문에 누가 나를 사랑해 주는지와 내가 누구에게 안겨야 하고 누구에게 떼를 써야 하는지는 자신과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자신을 얼마나 잘 보살펴 주는지를 통해 경험적으로 판단을 한다. 아이는 자신과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내는지에 따라 좋아하고 의지하는 사람의 우선순위가 형성되는 것이다. 생물학적으로 아빠이기 때문에 당연히 아이가 본인을 사랑하고 애착을 느낄 거라고 생각한다면 이는 남편 혼자만의 생각일 뿐이며 엄마나 할머니 또는 육아도우미에 비해 아빠의 놀이시간이 길지 않다면 본인이 바라는 아이와의 애착관계는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경험적으로 봤을 때 하루에 아빠가 아이와 함께 노는 시간은 최소한 한 시간 이상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한 시간이란 아이와 단순히 집에 같이 있는 시간이 아닌 아빠가 집중해서 아이와 함께 놀아주는 시간만을 얘기하며 최소한 매일 한 시간 정도는 아이와 함께 놀아주어야만 아이와의 애착 관계 형성과 함께 아이 성향과 아이를 어떻게 지도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방법도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아이와의 놀이 시간 확보와 함께 그 시간을 잘 보내는 것도 중요한데 이를 위해 남편이 어떤 점들을 신경 쓰면 좋을지에 대해 얘기해 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로 아이와 같이 놀 때 눈 맞춤, 리액션, 그리고 스킨십을 자주 한다면 애착관계 형성에 훨씬 더 도움이 된다. 눈 맞춤은 아이와의 유대관계 형성과 소통 측면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아이와 같이 놀 때 가급적 비슷한 눈높이에서 마주 보고 얘기하고 행동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놀이과정에서 아이가 무엇을 성취했을 때 아빠입장에서 과도하다고 느껴질 정도의 리액션을 보인다면 아이와의 감정적 교감 및 이를 통한 아이의 자존감까지 높일 수 있다. 예를 들면 숨바꼭질놀이를 할 때 술래인 아이가 아빠를 찾으며 "와~ 아빠를 어떻게 찾았지? 우리 아이가 대단한데!"라고 말하며 놀라운 표정과 함께 감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아이입장에서는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되고 이러한 감정들은 결국 아빠에 대한 애정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또한 놀이를 하면서 아이와의 스킨십을 최대한 많이 하는 것이 좋은데 이러한 스킨십을 통해 아이는 자연스럽게 아빠의 애정과 관심을 몸으로 느낄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비행기놀이와 같이 자연스럽게 스킨십이 이루어지는 놀이를 하거나 아이의 행동에 대해 칭찬할 때 하이파이브나 뽀뽀, 또는 포옹을 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두 번째로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을 통해 아이가 어떤 성격인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어떤 유형의 행동을 하는지 등 아이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는 신생아 때부터 저마다의 다른 성향이 나타나는 데 이러한 성향은 당연히 아빠나 엄마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결과이다. 아이의 성향을 도화지에 비유한다면 태어날 때에는 파란색, 빨간색, 초록색 등 저마다 다른 색깔의 바탕으로 태어나고 성장과정에서의 경험과 교육에 따라 그 위에 각자의 그림이 그려진다고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아이를 키우기 전에는 신생아 때는 아기들이 다 비슷하고 크는 과정에서 다른 성격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아이를 키워보니 신생아일 때부터 표정이나 울고우는 행동을 통해서도 아이의 성향이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어 신기하게 생각되었다. 아이의 성향은 충분히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고 지켜봄으로써 알 수 있다. 아이와의 놀이 시간은 다양한 상황에서의 아이의 모습과 반응을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아이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잘 활용하도록 노력하자.


세 번째로 아이와의 놀이를 통해 아이를 어떻게 지도하면 좋을지에 대한 힌트를 얻고 여러 방법을 테스트해 볼 수 있다. 아이를 지도하는 방법을 알기 위해서는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등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런 측면에서 아이의 성향 파악과도 연관이 된다. 아이가 울 때 어떻게 하면 달랠 수 있는지, 아이가 어떤 상황에서 화를 내거나 떼를 쓰는지, 어떻게 아이의 행동을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는지 등은 아이와 시간을 함께 보냄으로써 알 수 있다. 특히 아이와의 애착 관계가 엄마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하지 않은 아빠 입장에서 아이를 잘 다루기 위해서는 아이와의 다양한 상호작용과 시행착오가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쌍둥이인 우리 아이들을 예로 들면 각자 울거나 떼를 쓰는 상황과 이유가 모두 다르고 달랠 수 있는 방법도 서로 다르다. 딸의 경우는 조금이라도 본인이 무안한 상황이 되면 울음을 터트리고, 주목받는 상황이나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끼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가급적 그러한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조심한다. 그리고 떼를 쓰거나 울 때에는 생후 12개월 정도일 때에는 창 밖으로 자동차가 지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면 울음을 바로 그치고 생후 24개월 정도일 때에는 자동차 대신 아는 사람이 지나간다고 하면 울음을 그치곤 했다. 또한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을 조심스러워하기 때문에 음식도 아들을 먼저 먹이고 딸을 그다음에 먹이곤 했다. 반면에 아들의 경우는 스스로 무언가를 하려는 성향이 강해서 부모가 개입해서 도와주면 울곤 했기 때문에 가급적 혼자 하도록 놔두었고 딸과는 달리 사람들의 주목과 관심을 받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항상 과도한 리액션으로 흥을 돋구었다. 그리고 울거나 떼를 쓸 때에는 생후 12개월 정도일 때에는 로봇 청소기 소리가 들으면 구경하느라 울음을 바로 그치고 24개월 정도일 때는 창 밖으로 소방차, 구급차, 경찰차 등의 사이렌소리가 들린다고 얘기하면 바로 울음을 그치고 구경하러 가곤 했다. 이러한 점들 외에도 아이들이 각자 좋아하는 음식, 동화책, 동물, 장난감, 동요 등이 모두 달랐는데 매일 같이 시간을 보내면서 하나둘씩 아이들에 대해 알아가고 아이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아이들을 대하는 방법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이외에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혹시나 유아 장애가 있을지 살펴보는 것도 필요하다. 보통 얘기하는 유아 장애로는 유아 사시, 자폐 스펙트럼 장애, 유아 발달장애, 유아 틱 장애 등이 있는데 이들 유아 장애는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아이에 대해 잘 관찰하고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보통 아내의 경우는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아이의 이상한 증상을 알아차릴 가능성이 높지만 남편의 경우 만일 본인이 아이와 충분한 시간을 함께 하지 못한다면 그러한 증상을 직접 관찰하지 못할 확률이 높고, 아내를 통해 얘기를 들었을 때에도 “아직 아기인데 뭐 그런 얘기를 해”, “크면 괜찮아지겠지”, 또는 “좀 더 지켜보자”와 같이 반응함으로써 치료할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남편은 아내가 비슷한 수준은 아니더라도 아이가 이상 증상을 보이는지에 대해서 관찰할 수 있을 만큼의 시간을 보내야 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남편이 아이와 매일 충분한 시간을 가져야 하는 이유 중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남편 자신의 행복이다. 존재 자체로도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가 나를 향해 해맑게 웃고, 안기고, 또 하루가 다르게 조금씩 커가는 모습은 아빠로서 느껴야 하고 경험해야 하는 가장 큰 행복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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