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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콩달콩대디 Jul 04. 2024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에 집중하기

아이와의 시간을 늘리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에 집중하는 것이다. 육아를 할 때 아이에게 집중하는 것이 당연하게 생각될 수 있으나 실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눈은 아이를 보고 있지만 마음은 다른 곳에 있다거나 말은 아이를 향하고 있지만 시선은 다른 곳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육아를 시작하는 시점에는 모든 것이 새롭고 하나하나가 조심스럽기 때문에 나의 모든 의식과 감각이 아이를 향해 있지만 시간이 지나 육아가 일상이 되고 아이의 존재도 익숙해지면서 나의 주의력도 조금씩 분산되기 쉽다. 이러한 주의력의 분산, 즉 집중의 어려움이 생기는 이유는 아마도 육아가 육체의 노동일뿐만 아니라 감정의 노동이기도 하기 때문에 집중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욕구도 커지면서 잠깐이라도 여유가 생기면 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들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영유아기의 아이는 정서발달 측면에서 부모와의 상호작용이 매우 필요할뿐더러 잠깐이라도 눈을 떼면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집중해서 돌보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남편입장에서도 이 시기의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행복한 순간들이기 때문에 온 마음을 다해 함께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육아에 집중하기 위해 남편은 무엇을 해야 할까? 이에 대해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스마트폰사용 자제와 회사와 가정의 분리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한다.


우리는 모바일단말과 인터넷 서비스의 발달로 장소와 시간에 상관없이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정보 검색, 쇼핑, 게임, 영상콘텐츠 시청, SNS 등 거의 모든 일상의 일들을 손쉽고 편리하게 할 수 있게 되었지만 반면에 멀티태스킹을 강요(?) 받거나 아니면 스스로 수행을 하면서 한 가지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일상을 보내기도 한다. 친구와 만나 얘기를 하면서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하고, 휴가 중에 스마트폰으로 회사일을 하고, TV를 보면서 스마트폰으로는 다른 미디어를 시청하는 등 어쩌면 우리는 한 번에 한 가지 일을 하는 것이 오히려 어색한 것에 익숙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모습은 육아에서도 나타나는데 바로 아파트 놀이터나 키즈카페에서 스마트폰을 하고 있는 아빠들의 모습을 통해서이다. 놀이의 공간에서 아이는 아이대로 혼자 또는 형제와 같이 놀고 있고 아빠는 아빠대로 혼자 스마트폰을 하고 있는 모습이 이제는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되어 버렸다. 남편입장에서 집에서 계속 육아를 하느라 쉬지도 못했기 때문에 아내 대신 아이를 돌보기 위해 방문한 놀이터나 키즈카페에서는 아이 혼자 노는 동안 잠시라도 아내 눈치 안 보고 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은 심정은 충분히 이해도 가고 공감도 된다. 집안에서는 남편들이 얼마나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보내는지는 알 수 없지만 내 경우를 미루어 짐작컨대 아마도 화장실을 가거나 아내가 아이를 돌보거나 아이가 밥을 먹거나 또는 TV를 보는 시간에 틈틈이 스마트폰을 할 거라고 생각한다. 스마트폰 사용의 무서운 점은 습관과 중독과 전염이 된다는 것이다. 한번 놀이터에서 스마트폰을 하게 되면 그 이후로 갈 때마다 계속 스마트폰을 하게 되고 집에 있을 때도 시간이 날 때마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게 된다. 그리고 남편의 스마트폰 사용은 아내도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영향을 줄뿐더러 결국 아이에게도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하는 것으로 전이가 되기 쉽다. 영유아기 아이는 집안뿐만 안니라 집 밖 놀이공간에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주의를 기울여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혼자 또는 또래와 같이 노는 것보다는 부모와 같이 노는 것을 훨씬 좋아하기 때문에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 동안은 스마트폰을 덮고 항상 아이에 집중해야 하며 이를 실천하기 위한 각자의 방법이나 규칙을 만드는 것이 꼭 필요하다. 내가 추천하는 것은 퇴근하고 집에 도착하면 스마트폰은 항상 쉽게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놔두고 거실이나 놀이터, 그리고 키즈카페는 아이가 노는 장소가 아닌 남편과 아이와 함께 노는 곳이라는 생각을 가지라는 것이다. 내 경험상 스마트폰은 눈에 띄지 않으면 그만큼 덜 사용하게 되고 아이와 함께 노는 것도 그 즐거움을 반복적으로 경험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스마트폰 사용 대신 아이와의 시간에 집중하게 된다. 물론 이런 문제는 아내에게도 해당되는 얘기일 수 있지만 나부터 바뀌어야 아내도 바뀔 수 있다는 생각으로 남편 본인부터 노력하도록 하자.


아이와의 시간에 집중하기 위해 스마트폰 사용 자제와 함께 필요한 것이 회사와 가정의 분리이다. 회사에서 퇴근하고 집에 들어온 이후에는 회사에서 있었던 일과 감정을 모두 잊고 오롯이 육아와 가사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영업자의 경우에도 일하는 곳에서 생긴 일들, 특히 안 좋은 일들에 대해서는 퇴근 후에는 모두 잊고 가족과의 시간에 집중해야 한다. 이런 얘기가 당연하게 들릴 수 있지만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집 밖에서 있었던 일들이 퇴근 이후에도 머리나 마음속에 계속 남아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한 경우는 주로 나를 힘들게 하는 일이 있거나 사람과의 갈등이 있을 때인데 이 중 업무과 관련해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가장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본인이 맡은 일을 기한 내에 잘 처리해야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나 일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생기는 걱정으로 집에서도 계속 일에 대한 생각을 하거나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을 꺼내 일을 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집에서 일을 하는 경우 아이를 재우고 나서 한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아이를 보는 중간중간 회사일을 떠올리거나 스마트폰으로 업무를 본다면 육아도 집중하지 못하고 회사일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도저도 아닌 상황이 될 가능성이 높다. 내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이에 대한 해답은 집에서 일을 하겠다는 생각은 아예 버리고 집에 온 이후에는 회사관련된 생각은 하지 않고 심지어 전화도 받지 않는 것이다. 대신 근무시간에 주어진 일을 끝낼 수 있도록 상사와 업무일정을 협의하고 스스로도 최선을 다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업무특성이나 본인의 성격으로 인해 회사업무로 인한 고민이나 스트레스를 쉽게 떨치지 못할 수도 있다. 본인의 성격 때문이라면 스스로 고치려는 노력을 통해 개선할 수 있지만 회사업무특성상 스트레스가 많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퇴근 후 육아에 집중하는데 방해를 받는 일이 자주 생긴다면 부서 이동을 심각하게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부서 이동이 본인의 경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내 아이와 나의 행복을 위해서는 그로 인한 불이익 정도는 충분히 감수할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사나 팀원과의 갈등 때문에 퇴근 후 집에 와서도 스트레스가 지속될 수 있는데 이 경우에는 감정적 스트레스까지 더해지기 때문에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보다 관리하기가 더 힘들 수도 있다. 생각과 감정을 스위치처럼 끄고 키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 나에게 중요한 육아에 영향을 안 주기 위해서는 회사 퇴근 후에는 그와 관련된 생각을 단절하는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그동안의 내 회사생활 경험으로 볼 때 부하 직원을 힘들게 하는 상사는 대부분 인격적으로 문제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해당 상사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않는 한 힘든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만일 본인이 지금의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이 어렵고 그로 인해 퇴근 후에도 육아에 집중하는 데 영향을 받는다면 부서이동을 더 적극적으로 알아보는 것이 좋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전혀 받지 않을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각자가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자기만의 건전한 방법을 가지고 있는 것이 필요한데 예를 들어 출퇴근 시간에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거나 또는 점심식사 회사 근처를 산책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이고 지금 내가 받는 스트레스가 전체 인생에서 얼마나 하찮은 것인지 스스로 되새김하는 자기 각성(!)도 필요할 수 있다.


육아에 있어서 남편의 적극적인 역할을 현실에서 실천하기 위해서는 집이라는 공간 안에서 몸과 마음이 다른 방해 없이 육아와 아이에게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에 내가 하는 다른 생각들과 행동들, 그리고 신경 쓰는 것들이 과연 지금의 내 아이와의 시간보다 의미 있는 것인가에 대한 스스로의 깨달음이 필요하다. 아무쪼록 눈앞의 사소하고 의미 없는 일로 내 인생에서 다시없을 행복의 시간을 허비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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