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꼴불견 되지 않기"

따뜻한 물 한 잔도 조심스러운 시대

by JENNY

커피 한잔 시키며 꼭 덧붙이는 한마디, "따뜻한 물 한 잔 주세요~"

이게 나의 습관이다. 당연하다는 듯, 아무렇지도 않게 말한다. "아메리카노 하나 주세요. 아, 그리고 따뜻한 물 한 잔도요."

늘 그렇게 해왔다. 커피 마시기 전에 속 달래주는 따뜻한 물, 괜히 허전할 때 손에 쥐고 있으면 좋은 그 미지근한 온기.

그런데 문득, 이런 내가... 카페 직원 입장에선 좀 꼴보기 싫은 손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카페에서 마주치는 사람들, 나름의 루틴과 요구사항이 있다.

어떤 이는 덜 달게, 얼음은 반만, 샷은 추가로, 거기에 휘핑크림은 따로 담아 주세요까지.

솔직히 나도 줄 서 있으면서 그런 주문 들으면, 속으로 '와, 디테일하다...' 싶다가도 '저건 좀 과한 거 아냐?' 싶을 때가 있다.


요즘 카페 직원들이 가장 듣기 싫은 말 중 하나가 "그냥 알아서 해주세요" 란다.

정작 메뉴는 바닐라라떼에 시럽 빼고, 우유는 두유로 바꾼 그거였으면서.


또 어떤 사람은 자리를 맡고 음료는 나중에 주문하거나, 아예 시키지 않고 오래 앉아 있는 경우도 있다.

일하러, 공부하러, 수다 떨러 온 사람들이지만… 커피 한 잔으로 네 시간은 좀…


사실 모두가 한 번쯤은 그런 손님이었을지 모른다.

내가 따뜻한 물을 너무 당연하게 요구했던 것처럼.

누군가는 얼음 반 잔에 민감하고, 누군가는 콘센트 자리에만 앉으려 하고.

하지만 작은 배려 하나가 이 공간을 더 따뜻하게 만든다.

"따뜻한 물 괜찮을까요?" 한마디만 곁들이면, 나도 덜 꼴불견일 수 있을까.


요즘 카페, 우리 모두가 잠시 머물다 가는 쉼표 같은 공간.

내가 좋아하는 이 공간이 누군가에겐 불편하지 않도록, 오늘은 살짝 덜 요구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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