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여기까지
한 해를 돌아보며
나는 또 한 해를 묵묵히 살아냈다.
크게 떠들 일도, 요란한 성취도 없었지만
매일 해야 할 자리에 서 있었고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다.
아이들을 가르치며 웃고,
어른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배우고,
때로는 지치고 흔들리면서도
결국은 나 자신을 놓지 않았다.
참아온 시간도 있었고
마음이 무거운 날도 많았지만
그 속에서도 나는
계속 나를 선택하려 애썼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잘 해낸 한 해였다.
이제는 더 이상
버티기만 하는 삶이 아니라
나를 아끼는 쪽으로
조금씩 방향을 틀어보려 한다.
올해의 끝에서
나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수고했어.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참 잘했어.”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이렇게 또 한 해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