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받을 용기 3부작 (3/3)

아들러 심리학이 말하는 "교육"

by Focumble

1. 2편에 이은 3편입니다.


아들러 심리학의 핵심은, 사람은 행복하기를 결정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서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들러 심리학은 "용기의 심리학"으로 불리기도 한다).


아들러는 행복을 위한 조건으로 다음의 목표를 제시한다:


1. 자립할 것

2. 사회와 조화를 이루며 살 것


1. 자립의 과정 : 과제 분리 - 자기 수용 - 타자 신뢰 - 타자 공헌 - 공동체 감각

기본 가정 : 인간은 변할 수 있다.

뒷받침하는 심리적 목표 : 내게 능력이 있다는 의식


2. 사회와 조화를 이루며 사는 과정 : 일의 과제 해결 - 교우의 과제 해결 - 사랑의 과제 해결

기본 가정 : 인간의 모든 고민과 행복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

뒷받침하는 심리적 목표 : 사람들은 내 친구라는 의식


(** 위의 개념들은 모두 책에서 설명하고 있으나, 위와 같이 분류한 것은 글쓴이의 개인적인 견해임)


자립, 조화를 이루며 사는 것에 대해서는 이전 글에서 논의하였다.

미움받을 용기 3부작 (1/3) "자립할 것"

https://brunch.co.kr/@5e691b6e695b44c/8


미움받을 용기 3부작 (2/3) "사회와 조화를 이루며 살 것"

https://brunch.co.kr/@5e691b6e695b44c/9


이번 글은 아들러 심리학의 "교육"에 대해 논의한다.



1. 교육의 필요성

이전 글에서 논의했듯, 아들러 심리학의 최종 목표는 "자립" 및 "사회와 조화를 이루며 사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타인에게서 사랑을 받아내려는 생활양식에서 벗어나(자립) 주변을 사랑하며 사는 것(사회와 조화)이다.


사람은 모두 생존을 위해 부모의 사랑을 필요로 하는 신생아 상태로 시작한다. 사랑을 요구하는 단계에서 시작해 주변에 사랑을 주는 최종 목표까지, 나이가 들고 성숙해지며 그 도착점에 도달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아들러 심리학은 교육을 통해 그 과정을 조금 더 쉽게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관계에 집중하는 아들러 심리학의 특성상, 부모-자녀 관계는 더 특별하다. 아이는 부모의 사랑을 받아내야 하는 존재이지만, 그 부모를 선택할 권리는 없었다. 부모는 진화에 따른 결과로 자녀를 사랑하는 일반적 마음은 갖게 되지만, 그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 선택할 권리 역시 없다. 부모-자녀 관계에서 부모가 건강한 사랑을 주는 것, 그리고 자녀가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2. 일반적 문제 상황

부모가 아이로 인해 겪는 문제 상황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지만, 아들러는 모든 문제가 "자립" 하지 못함, 즉 타인으로부터 인정과 사랑을 갈구하는 미성숙한 태도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한다. 모든 사람에게 소속감은 기본적 욕구인데, 소속감을 타인으로부터 얻고자 하는 태도, 즉 공동체 내에서 특별한 지위를 얻고자 하는 '목적'이 문제 상황을 일으킨다.


아들러는 가정환경이나 과거 기억 등이 행동을 결정한다는 프로이트와 융의 '결정론'을 거부하였고, 사람은 과거의 영향과 상관없이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행동한다는 '목적론'을 제시했다. 이러한 목적론에 입각해 아들러는 문제 행동을 다음 다섯 단계로 분류했다.


1. 칭찬 요구 : 칭찬을 듣고자 행동함

2. 주목 끌기 : 과도한 선행 / 과도한 말썽을 일으킴으로 주변과 부모/선생님으로부터 주목을 받음. 특권적 지위를 획득함

3. 권력 투쟁 : 자신의 힘을 과시함으로 특권적 지위를 획득함. 일시적 반항이나 불복종 등으로 나타남

4. 복수 : 일단은 힘이나 권력의 차이로 부모/선생의 말에 복종하는 것으로 보이나 이후 다른 방법으로 복수함. 어떻게 하면 부모가 자신으로 인해 괴로워할지 고민함. 무관심보다 증오를 받는 것을 택하는 단계임

5. 무능의 증명 :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으므로 아무 기대도 하지 말라는 포기의 태도.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사람은 모두 타인에게서 사랑을 받는 것, 공동체 내에서 특권적 지위를 획득하고자 하는 것을 목표로 삶을 시작하고, 따라서 어느 정도 문제 행동을 보이게 된다. 아들러는 3단계까지는 일반적인 단계로 부모-자녀의 관계 개선으로 해결이 가능하지만, 4단계부터는 제3자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3. 상과 벌의 부정

문제 행동에 대한 사회의 일반적 태도는 "상"과 "벌"이다. 칭찬과 벌은 모두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발생한다. 이런 상벌체계는 필연적으로 "경쟁"을 불러일으킨다. 경쟁과 승패를 의식하는 것은 열등감으로 이어지고, 타인을 경쟁상대, 즉 '적'으로 삼게 된다. 경쟁, 수직적 관계, 타인과의 비교 모두 아들러 심리학에서 동일한 의미를 갖는 개념들로, 이로부터 자유롭게 되는 것이 "자립"이며 그 과정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부모는 어쩔 수 없이 자녀와 '수직적'관계를 맺게 된다. 수직적 관계에서, 위에서 아래를 바라보며 아이들에게 수평적 관계를 갖도록 용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까? 그것은 불가능하다. 부모가 아이의 자리로 내려와야 한다. ("자립"을 이룬 사람이라면 이미 아이들과 수평적 관계를 맺고 있을 것이다). 재판관의 자리에서 내려온다는 것은, 상과 벌을 부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화나 야단 등은 미숙함을 드러내며 아이들과의 관계를 해친다.



4. 좋은 관계의 조건

아들러는 아이들과 좋은 관계의 조건으로 다음 네 단계를 제시한다.

존경 - 신뢰 - 협력 작업 - 목표 일치

각 단계를 살펴보자.


1. 존경

아들러의 교육은 "존경(Respect)"으로부터 시작한다.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은 존경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고, 상대방을 유일무이한 존재, 누군가와 바꿀 수 없는 존재임을 아는 능력"이라고 이야기했다. 구체적으로는 '타인의 관심사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며, '타인의 눈으로 보고 타인의 귀로 듣고 타인의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다. 에리히 프롬이 "능력"이라고 표현한 만큼 배우고 습득할 수 있는 '기술'이며, 아이와 수평적 관계를 맺기 위해 내가 먼저 아이에게 주어야 하는 것이다.


2. 신뢰

신뢰는 조건과 상관없이 무조건 믿는 것이다. 아들러는 교육 과정 중 '아이가 과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믿고 참견 없이 지켜보는 용기'가 필요할 때가 많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타인의 언행에 '좋은 의도'가 있다고 믿는 태도를 보여주어야 한다. 아이의 행동이 어른이 보기에 바르지 않아 보여도, 그 의도를 물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3. 협력 작업

아이가 마주한 과제를 버거워할 때도 있다. 이때 '공동 과제'를 설정하여 부모가 함께 과제를 해결할 수 있다. 주의해야 할 점은 "의뢰"와 "승낙"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부모가 일방적으로 공부를 '공동 과제'로 설정할 수는 없다. 부모는 "네가 과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지만, 도와줄 수 있는 게 있으면 말해" 정도의 태도를 견지하는 것이 좋다.


4. 목표 일치

아이의 삶의 목표는 아이가 설정하는 것이다. 아이의 인생이니 아이의 목표에 부모가 맞추는 것이 옳다. 삶이 대한 생각을 부모가 전할 수 있지만, 그 목표의 책임은 아이의 책임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아이의 삶의 목표가 바뀔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면, 그 선택을 좀 더 쉽게 존중할 수 있다.



5. 용기 부여

아들러 심리학의 목표와 동일하게, 아이들이 가져야 하는 용기 역시 2가지이다. 첫 번째는 과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고, 두 번째는 남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이다. "자립" / "사회와 조화를 이룸"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그럼 아이들은 어떻게 용기를 먹을까? 아들러는 계속해서 '수평적 관계'에서 이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칭찬이나 벌이 아닌, 잘못한 행동에 대해서는 선한 의도를 알아채 주는 것, 몰라서 그랬을 경우 야단치기보다는 적절한 행동을 가르치는 것, 나쁜 의도를 가지고 행동했을 때엔 나아질 것이라는 무조건적 신뢰를 줄 것, 그리고 적절한 행동에 더욱 주목해서 사람 대 사람으로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 등이다. 가족을 운영할 때는 부모가 재판관의 자리에서 내려와 아이와 부모가 동일한 가족의 일원으로서 결정을 내리게 된다면, 아이는 주변 관계를 경쟁이 아닌 협력의 관점에서 바라보게 될 것이다.


사람은 스스로 가치 있음을 느껴야 용기를 얻고 인생의 과제를 마주하게 된다. 아이에 대한 부모의 존경과 신뢰는 아이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줄 것이고. 자신에게 능력이 있다는 것과 타인은 친구라는 것을 믿으며 자립할 수 있게 될 것이다.



6. 마치며

좋은 말은 많네. 그래서 뭘 어떻게 해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구체적 사례들은 책에 더 많으니 참조하시기 바란다) 아들러 심리학에서 교육의 영역은 태생적으로 아이러니를 품고 있다. 최종 목표 "자립"은 '과제의 분리'로부터 시작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아들러의 교육의 결과는 '그 사람의 과제'로 분리되어 교육자가 피교육자의 변화를 기대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아들러가 교육을 중요하게 다룬 이유는 이유는 부모-자녀 / 선생-학생의 관계가 너무 특별하기 때문일 것이다. "자립"과 "사회와 조화를 이루는 것"을 이룬 사람이라고 해도 자기 자녀와 수평적 관계를 맺는 것은 쉽지 않다. 아이가 부모의 얼굴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너무 특별하고 사랑스럽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결국 자립하여 주변을 사랑하면서 행복한 삶을 살아갈 아이를 위해서, 부모는 그 특별한 관계를 조금 내려놓고 아이와 수평적 관계를 맺을 필요가 있다. 타인처럼 아이와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생각이 거북스럽다면, 타인을 내 아이처럼 사랑하는 쪽으로 내 관계들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조금 편하겠다. 다행인 점은, 자녀에게 용기를 부여하는 방법이 '아들러 심리학을 가르치고 입력하는 것'이 아닌, 아이와 수평적 관계를 맺고 신뢰하며 사랑하는 것이란 점이다. 내 아이를 실컷 바르게 사랑할 수 있으면, 내 아이가 "자립"에 이를 것이란 점이다.


물론 아이는 어른과 다르다. 신체적 한계가 있고, 행동의 결과를 예측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도무지 그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아 차마 간섭을 참기 어려울 때도 있다. 조금만 믿고 기다려주면 된다. 밥을 잘 먹는 것, 공부를 잘하는 것이 아이의 과제임을 생각하고, 그 과제를 잘 해낼 것이라고 믿어주자. 그리고 혹시 아이가 도움을 필요로 하면 언제든지 적극적으로 도울 수 있는 부모가 있음을 알려주자. 우리 아이들은 자신의 과제를 훌륭히 해결하고, 주변을 사랑하며 돕는 사람으로 자립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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