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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함윤규 Jul 21. 2022

인간의 나약함

 평소 사람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과 책, 영화 등에서 묘사된 과거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보면, 항상 인간은 참 나약한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본능만이 아닌 이성도 가진 존재, 이성을 가졌기에 감정과 이성 사이에서 매순간 흔들리는 존재.


인간이 자신이 다른 생물보다 우월하다 생각하는 이유는 ‘이성’을 통해 사유할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왜 인간은 자신이 우월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이성을 가졌음에도 항상 감정, 본능에 더욱 크게 흔들리는 것일까? 유전적으로도 이성보다는 감정을 가진 기간이 더욱 길지만 왜 우리는 감정을 이성보다 더 컨트롤하지 못하는 것일까?


인간의 나약함을 반증하는 것 중 하나가 종교이다. 종교를 비하하려는 의도는 일절 없다. 종교는 인간이 나약한 존재이기에 죽음에 대한 두려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 쉽게 동요되는 감정을 ‘유한’한 무언가가 아닌, ‘절대적’인 존재를 통해서 정당화 하려는 것이 더욱 구체화 되어 나타난 것이다.


절대적인 존재에 대한 믿음이라는 행위가 인간이 나약하기 때문이 아닌, 강하기 때문에 탄생한 것이며 그 믿음을 통해 강하고 용기 있는 행동을 할 수 있다고도 한다. 허나 사실 논리에 비약이 있는 것이 인간 그 자체로 강하다면 그 믿음의 대상이 절대적인 존재가 아닌 그 자신이 되어야 한다. 만약 그 자체로 강하다면 절대적인 존재에게 의존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만약 ‘믿음’이라는 것이 존재하더라도 그는 미지의 존재를 향해서가 아닌 자신을 향한 믿음이 될 것이다.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1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의 경제파탄으로 인해 감정적, 정신적으로 나약해진 국민들을 전체주의를 통해 단결시킨 나치 홀로코스트이다. 극단적, 집단적 사상으로 인하여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으며 유대인 학살이라는 현대 사회에서는 절대 이해할 수 없는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했다.


C.S. 루이스, [스크루테이프의 편지], 1942

1) “인간은 영적인 존재로서 영원한 세계에 속해있지만 그 자체로 동물로서 유한한 시간에 살고 있다. 그래서 인간에게는 기복이 존재한다. 인간이 그 기복의 골짜기에 있을 때 공격하라.”


2) “근래 들어 뭔가 잘못 하고 있는 것 같아. 라는 불편하지만 막연한 감정을 요리하라. 불편함을 너무 심화시키면 정신이 든다. 또 너무 불편하지 않으면 우리에게 유리한 상황을 놓치게 된다.”


[나니아 연대기]의 저자 C.S.루이스의 [스크루테이프의 편지]의 구절들이다. 대악마가 아직 악마라는 일에 익숙치 않은 악마에게 인간을 어떻게 해야 타락시킬 수 있는가에 대해 서술한 부분의 일부이다.


무엇이든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인간의 감정을 이분법적으로 나누자면 슬픔과 기쁨이 될 것이다. 그 두 감정의 골짜기에 닿았을 때 인간의 외부의 자극에 가장 취약한 존재가 된다.


슬픔의 골짜기 다다랐을 때 사람은 몸과 마음이 처참히 망가진 상태로 과거에 집착하며, 우월감과 특정 집단의 소속감을 얻기 위해 반인륜적이고 지금의 상식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행동을 하곤 한다.


행복의 골짜기에 다다랐을 때 인간은 성취감, 자신에 대한 자만심에 취해 외부 자극에 가장 포용적이고 취약한 상태가 된다. 무엇이든 다 될 것이라는 안일한 태도로 인하여 지극히 사탕만이 발린 말에도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곤 한다. 아무 ‘객관적 성찰’이 없는 맹목적 ‘사랑’도 이에 해달할 것이다. 이렇듯 사람은 감정에 쉽게 휘둘리며 외부 자극에 아주취약한 존재이다.


앞으로도 인간은 불완전 할 것이고, 끝없는 실수와 고뇌를 되풀이할 것이다. ‘인간은 나약하다.’라는 명제 그 자체로 인간의 존재를 표현한다. 인간의 모순성과 이중성, 역사적으로 봐온 이해할 수 없는 인간들의 모든 행동을 단 한 문장으로 서술할 수 있는 것이다. 불완전함과 끝없는 고뇌, 고로 ‘나약함’이라는 것은 이성과 같이 인간 고유의 특성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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