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려니

by 김용기

그러려니


- 김용기



밤샌 TV는 목이 쉬었고

보일러는 새벽까지 땀을 흘렸다

형광등, TV 켠 채 소파에서 자면

벌금 3,000원

아무리 외쳐도 소용없었다

보일러를 틀었으니

하지에 달력은 얼마나 더웠을까

뒤척거리다가 새벽 창문을 열었는데

급한 배달 오토바이가

바람보다 먼저 지나갔다

시간이 밥인 탓이다


남 잘되면 배가 아팠고

혼자만 광야에 산다는 자괴감

그런 날은

초저녁 잠을 이기지 못했다


오늘도 주가는 폭락하였고

잃을 것이 없어서 행복한 날

내 반쪽은 여전히 어둠 속에 있었는데

아픈 배가 자주 눈치를 봤다


새벽 오토바이가 바람보다 앞서서

사라지는 뒤를

내 서글픔이 뒤따라갔지만

그러려니

창문은 오랫동안 침묵을 묵인했고

힘없는 별은 가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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