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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처리(熱處理)

- 가난한 아버지의 꿈

by 김용기

열처리(熱處理)


- 김용기



어설프게 달구면 깨진다

시뻘겋게 달궜다가 식히고

그런, 수 없는 반복

쇠가

쐬가 되는 과정이다


비가 땅을 적셨고

그러다가

뜨거운 해를 끌어와 말리면

성한 놈은 살아서 독이 오르고

그러기를 한 달포쯤

못 견딘 무녀리가 주저앉은 땅은

뜨끈뜨끈한 여름 되었다


"이놈아 개천에서 용 나는 겨"


어쩌랴

가난한 아버지의 가슴 아픈 소리

아들의 귀에 가난이

나이테처럼 하나 더 앉았는데

용은 언제쯤 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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