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혜에 밥알 저어 주듯
- 김용기
비 맞은 쇠에
더운 햇살이 내려앉고
산소가 흘레붙을 때 그냥 놔두면
벌건 녹을 만들고
녹이 다시 쇠가 됐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고
눌어붙지 않게
식혜 끓일 때 흰 밥알 젓듯
가슴속 말 상하지 않도록
해 줄 한 가지 방법
사람마다 가슴에는
변질된 말이 쉬파리 끓듯 하는데
유난히 여름에는
산소마스크를 써야 하는 이유
꺼내면 도로
넣을 수가 없다는 걸 누구나 알지만
반복 또 반복하는 실수
상한 훈민정음을 쏟아내면
건너편에서는 깊은 상처를 입는데
막을 수 있는 백신으로
말씀 묵상
엎드림이 유일한데
이 여름 덥다는 핑계뿐
그 좋은 약을 접종하지 않는 이유가
내내 궁금하다.